제주에서 중국인들이 사찰 납골당에 보관된 유골함을 훔친 뒤 돈을 보내라고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제주동부경찰서는 특수절도, 유골영득, 공갈 등의 혐의로 40대 중국인 A씨와 B씨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4일 오전 1시 10분께 제주시 한 사찰 납골당에 침입해 유골함 6기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사찰 인근 야산에 2곳에 유골함을 3개씩 숨겨놓은 뒤 당일 오전 출국해 직항으로 홍콩을 거쳐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이후 지난 25일 전화와 SNS를 통해 사찰 측에 훔친 유골함 영상을 보낸 이들은 '유골함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 돈을 주면 유골함을 돌려주겠다'면서 200만 달러(한화 약 28억 7000만원)를 요구했다.
사찰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3일간 4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해당 영상을 확인하며 일근 야산을 뒤져 유골함 6기를 모두 찾았고, 유골함은 유족 측에 바로 인계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18일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해 해당 사찰을 총 3차례나 방문하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인들이 신고가 들어오기 직전에 해외로 출국함에 따라 경찰은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