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라 중도보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19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실용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민주당이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건가"라며 "발언 취소하고 실언임을 인정하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권한이 4년짜리 대표에게 있지 않다"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나서서 민주당의 노선이 중도진보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정희가 경제성장만을 이야기할 때 민주주의와 인권을 확장하기 위해 싸워온 정당, 반칙과 특권을 넘어 평등한 세상을 위해 헌신해온 정당인데 이런 민주당의 역사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앞으로 대한민국은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권,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며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고,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튿날도 "우리는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중도보수'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민주당이 중도보수라고 한 발언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진보 정당은 정의당과 민주노동당 이런 쪽이 맡고 있는데 아니냐"고 반문하며 "자주 이야기하는데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다. 국민의힘이 극우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가고 있는데 제자리를 찾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가 연일 민주당이 중도보수정당임을 선언하면서 굳건한 양당 체제 재배열이 관심을 끄는 동시네 민주당내 극심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보수 정당이 기본소득과 양곡관리법과 같은 보수의 가치에 맞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 기만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진보당과의 선거를 연대하는 민주당이, 현금살포 등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는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 사유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한 외교를 했다고 한 민주당이 ‘중도보수’라니, 중도와 보수는 물론 듣고 있던 진보도 놀라서 까무러칠 일"이라며 "이 대표가 왜 이러한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당의 이념과 노선쯤이야, 자신의 ‘대권 야욕’ 앞에선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이재명의 민주당’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서 대변인은 "그러다 보니 어제는 중국에 ‘셰셰’, 오늘은 일본에 ‘아리가토’, 내일은 미국에 ‘땡큐’를 남발하는 갈지자 외교·안보관은 물론, 반도체특별법 주52시간 예외 적용과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포기 등을 시사한 말과는 다른 행동으로 오락가락 경제관을 보인다"면서 "민주당이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내세워 무소불위의 ‘의회 독재’를 한다고 해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내뱉는 ‘아무말대잔치’에 국민이 속을 것으로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