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휴학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조정 여부를 보고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고3 수험생들에겐 입시판이 요동칠 변수여서 결정이 미뤄질수록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와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해 물밑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좀처럼 논의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 논의를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기존 정원(3058명) 대비 1509명을 증원한 상황인데,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의대생들은 휴학계 제출을 통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자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건국대(100%) 한양대(95.8%) 순천향대(97.0%) 등 7개 의대 학생 대부분이 올해 1학기에도 휴학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수도권 한 대학에서는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휴학계 제출을 강요한 상황이 확인돼 교육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일부 의대생들이 2025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휴학을 강요하는 사례도 나왔다.
고3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의대 증원 여파로 n수생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대 정원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면 입시판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은 2026학년도 대입 수능 n수생이 19만~20만 명대로 25년 만의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예비 고3 학생들은 황금돼지띠 해인 2007년에 태어나 예년에 비해 학생 수가 많다. 올해 고3 학생은 전년보다 약 4만 명 많은 44만9548명이다. 평소보다 수험생은 급증했는데 정부가 의료계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의대 정원을 기존(3058명)보다 줄이는 결정을 하면 학부모 및 수험생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의대 정원 협상이 미뤄질수록 대학과 수험생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이달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달 정부의 2026년 의대 정원안이 나오면 의대 교육 대책을 마련해 24학번 휴학생들의 복귀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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