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사진)는 올여름까지 정국 불안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의 신속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탄핵 때와 달리 한국에 유리한 국제 경제 환경이 없어 주의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차 석좌는 17일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웨비나에서 “유럽과 중동에는 전쟁이 있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불확실성도 고조된 상황”이라며 “(정치적) 위기가 여름 이후까지 장기화할 경우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태 전 과거 두 차례 대통령 탄핵(노무현, 박근혜) 당시에는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게 차 석좌의 분석이다. 노 대통령 탄핵 때는 중국의 두 자릿수 성장세가, 박 대통령 탄핵 때는 반도체 수출 호황이 한국 경제 회복을 뒷받침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변수가 없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지난 15일 CSIS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유럽과 중동의 전쟁,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미국의 관세 및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상황이 과거와 다르고,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촉박하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이 ‘외교적 교착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가 집권하고 6개월 이상 한국의 리더십 공백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코리아 패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트럼프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한국과 이야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맞춰 도발을 감행할 수 있지만,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도발로 계엄의 정당성이 부여되거나, 러시아에 북한군을 파병한 상태에서 불필요한 긴장이 고조되면 북한에도 이득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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