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코프로그룹은 2차전지 양극재 기술력으로 2023년 대기업 반열에 오른 뒤 202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 재계 순위 47위를 차지했다. 그간 초고속 성장을 해온 에코프로그룹은 최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배구조 정비와 안정된 운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지배구조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에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발표했다. 기업지배구조 규정과 책임을 명문화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에코프로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컴플라이언스위원회·감사위원회·ESG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설치, 운영 중이다. 이사회의 이사들은 전문성을 고려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에코프로 이사회는 독립성·전문성·다양성 확보를 위해 이사 선임 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정보에 의해 선임하며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경영, 회계, 재무, 법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을 선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을 정량화해 만든 평가표인 ‘이사회 역량지표(BSM)’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가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돼 있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성별 다양성과 독립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에코프로는 자산규모가 별도 기준 1조원을 넘어섰지만 코스닥 상장법인이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 법인은 아니다. 현재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제출 의무 법인은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다.
앞으로 도입될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비에 나섰다. 그룹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25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제출 대상이지만 2024년부터 선제적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 정책, 지속가능경영 등 기업 경영 정보 제공에 적극적인 공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에코프로머티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IR, 콘퍼런스콜, 기관투자가 등 주주와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소액주주들과는 온라인 IR 미팅을 진행하는 등 소액주주와의 소통 강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ESG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경우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시작으로 2030년에는 코스피 모든 상장사로 공시의무가 확대된다. 에코프로·에코프로머티·에코프로에이치엔은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처음 발간했다.
에코프로그룹의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실험은 올해도 계속된다. 에코프로는 근로자 대표를 이사회 정식 구성원으로 참여시키는 ‘근로자 이사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근로자 이사제는 근로자 대표가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고 회사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경영 참여 제도다.
에코프로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에코프로머티 등 주요 계열사는 근로자 이사를 1명씩 선출해 각각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번 제도 신설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