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론 소스로 만든 막걸리, 젤리 넣은 하이볼, 캔디 섞은 토닉워터…. 주류업체들이 최근 내놓은 제품들이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간식이나 소스를 주재료로 넣은 게 특징으로, 새로운 맛의 이색 제품을 찾는 MZ(밀레니얼+Z)세대 수요를 겨냥했다.
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서울장수는 지난달 쌀막걸리에 밤맛을 더한 ‘달밤장수’를 선보였다. 밤 농축액 대신 찐밤 원물을 사용해 인공적 맛을 없앴다. 밤 소스도 2.215% 들어가 기존 제품 대비 밤 함유량이 높다.
'밤양갱'을 시작으로 '밤티라미수'까지 젊은 세대 중심으로 밤을 활용한 디저트가 유행한 것을 염두에 뒀다. 인기 재료를 사용해 2030 세대가 막걸리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다.
편의점도 이색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주류 회사와 손 잡았다. GS25는 주류업체 카브루(KABREW)와 함께 지난해 10월 ‘츄잉 하이볼 망고’를 출시했다. 용량의 7% 이상을 쫀득한 식감의 코코넛 젤리로 채우고 애플 망고 퓌레를 첨가해 달콤함을 더했다.
이 같은 이색 신제품들을 두고 업계에선 주류 시장에도 '토핑 경제'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핑 경제란 소비자가 제품에 개성과 취향을 더하며 가치를 높이는 트렌드로, 주어진 형태의 상품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선택을 담는 소비 패턴을 의미한다. 밤 소스, 망고 퓌레, 젤리 모두 2030이 좋아할만한 재료로 기존 제품에 MZ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게 특징이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오리온 캔디 ‘아이셔’와의 합작품인 ‘진로토닉워터 아이셔 청사과맛’을 내놨다. 아이셔의 신맛이 더해져 기존 진로토닉워터 제로 제품보다 7배 진한 신맛을 낸다.
MZ세대의 하이볼 선호를 겨냥한 제품이다. 소토닉(소주+토닉워터)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재료를 직접 조합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본래 하이볼은 도수가 높은 주류에 음료를 섞은 술의 한 종류였지만 젊은 세대의 하이볼 선호도가 강해지면서 개념이 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하이볼은 위스키처럼 도수가 높은 주종에 탄산수를 섞은 것이었지만 지금은 젊은 소비자들 중심으로 와인, 소주, 맥주 등 여러 주종에 다양한 음료를 넣어 마시는 방식으로 의미가 변했다”고 설명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