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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반도체, 또 특허 승소…"필립스, 7년간 팔린 제품 회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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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반도체가 독일서 세계 1위 발광다이오드(LED) 기업인 필립스와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하고 '7년간 판매된 필립스 조명 전량 리콜(회수)' 판결을 받아냈다. 지난 17일 필립스가 제기한 '서울반도체의 발광다이오드(LED) 특허 기술(CRI 70) 무효 소송'에서 독일 특허법원이 서울반도체의 손을 들어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필립스는 2017년 3월부터 독일서 판매해온 CRI 70 기술 적용 제품들을 전량 수거해 폐기해야 한다. 필립스가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제품 1개당 25만달러(약 3억6700만원)의 벌금도 물어야 한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글로벌 유통업체 콘래드 일렉트로닉에서 판매된 '서울반도체의 특허 침해 전 제품'의 즉각적인 판매금지 명령을 지난달 내렸다. 하지만 이 명령의 효력은 지난 17일 독일 특허법원이 서울반도체의 특허가 유효하다고 판결하면서 발생했다. 서울반도체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받으면서 2017년 3월 29일 이후 시장에 판매된 필립스 제품을 전량 회수(Recall)하고 폐기(Destruction)하게 된 것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특정 제품으로 국한하지 않고 '특허 침해 전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효력을 갖고 있다"며 "서울반도체의 추가 판매금지 소송 없이도 이 유통사는 침해한 모든 제품을 법원에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CRI(Color Rendering Index)란 조명이 태양광에서의 실제 물체 색을 얼마나 유사하게 재현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CRI 70이라고 하면 태양광 아래에서 보이는 색상과 70% 이상 일치하는 조명 기술이다. 서울반도체가 개발한 이 특허 기술은 가정용 조명뿐 아니라 차량용 조명, 전자기술(IT) 기기들의 플래시나 백라이트 등에 두루 쓰인다.

서울반도체는 이번 승소가 '리콜'이라는 이례적으로 강력한 판결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과의 특허 소송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필립스(현 시그니파이그룹)는 지난해 매출이 7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1위 LED 조명 기업이기 때문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서울반도체는 예측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세계 3위 LED 기업으로 그동안 100여건의 글로벌 특허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와이어가 없는 LED 기술 '와이캅', 자연광 스펙트럼을 구현한 '썬라이크', 고전압 LED '아크리치', 기존 LED보다 10배 이상 밝은 '엔폴라' 등 1만8000여개의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반도체를 창업한 이정훈 대표는 "기술 탈취 행위는 젊은 창업자들과 혁신하는 기업들의 꿈을 빼앗아가는 나쁜 행위"라며 "서울반도체의 특허 소송은 젊은이와 기업에 희망을 주고 혁신을 촉진하는 데 작은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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