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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 거래되자 9% 급등…'좀비 우선주' 덜컥 투자했다간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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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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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과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진 '좀비 우선주'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우선주는 시가총액 규모가 작고, 거래량이 적어 한주만 거래돼도 주가가 쉽게 출렁인다. 이런 종목들은 투기 세력의 타깃이 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저유동성 때문에 내년부터 단일가 매매가 적용되는 코스피 상장 종목(예비)은 22개다. 올해(21종목)에 비해 소폭 늘었으나 2022년(8종목), 2023년(14종목)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가파른 흐름이다. 거래소는 유동성 수준을 1년 단위로 평가해 평균체결주기가 10분을 초과하면 '저유동성종목'으로 분류한다.

    내년 단일가 매매 대상 22개 종목 중 미원홀딩스, 미원화학을 제외한 20개 종목은 모두 우선주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유가증권 시장 거래대금 하위 10개 종목도 모두 우선주였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다. 하지만 배당이나 기업의 잔여재산 분배 시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게 된다. 과거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 널리 활용됐다. 하지만 상장 후 무관심이 이어지며 거래량이 적은 모습이다.

    문제는 주가 변동성이다. 거래량이 적은 탓에 소액으로도 주가가 쉽게 오르내린다. 일례로 지난 24일 오전 9시30분 당시 진흥기업2우B는 전날보다 8.48% 올랐다. 거래량은 5주, 거래대금은 단돈 5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며 주가는 약세 전환, 3.13%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하루 총 거래량은 1111주, 거래대금은 1070만원에 그쳤다. 지난 18일엔 거래량 13주, 거래대금 12만9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흥국화재우도 24일 별다른 이유 없이 상한가까지 치솟았다가 상승분을 소폭 반납하며 마감했다. 흥국화재우의 시가총액도 40억원대에 불과해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두 회사 모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배당이 없으니 우선주 가격을 판단할 만한 투자 요인도 뾰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보통주와 주가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우선주는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다. 지난 23일 삼양홀딩스는 우선주가 거래량 요건에 미달해 상장폐지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우선주는 상장주식 수가 20만주 미만이거나, 일정 기간 시가총액이 20억원 미만, 혹은 월평균 거래량이 1만주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관리종목 지정 후에도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현재까지 집계된 삼양홀딩스우의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은 8816주다. 24일 거래량이 1723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남은 3거래일간 5382주가 거래되지 않으면 내년 1월 2일부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상장 폐지돼도 배당은 받을 수 있지만, 주식은 팔기 어려워진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량을 늘릴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유동성공급자(LP) 계약을 맺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주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초저유동성 종목에 대한 투자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내재 가치가 있는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사람보다 단타매매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초저유동성 주식은 과거 '작전주'로 불릴 만큼 주가가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이유 없이 올랐다 떨어지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흥국화재와 진흥기업을 정치 테마주화 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돼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제22대 총선 당시에도 한 주식리딩방 운영자가 주식을 사전 매입하고, 해당 종목이 유력 정치인과 연관됐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린 후 내다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주가 예측이 어렵고, 미미한 정치 상황의 변화에도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급등주 추종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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