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페이 앱 없이도 QR결제
네이버의 핀테크 자회사인 네이버페이는 중국 내 위챗페이 연동 QR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위챗페이는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다. 이용자가 10억 명이 넘는다. ‘중국에선 거지도 QR코드로 구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결제 방법이다.이날부터 네이버페이 이용자는 중국에서 결제할 때 위챗페이 앱을 설치하거나 실행하지 않아도 된다. 네이버페이 앱 하단 중앙의 ‘QR결제 전용 카메라’ 버튼을 눌러 위챗페이 결제용 QR코드를 촬영한 뒤 결제금액을 입력해 ‘결제하기’를 누르면 된다. 결제에 걸리는 시간은 1~3초에 불과하다.
결제 금액은 이용자가 보유한 네이버페이 포인트·머니 잔액에서 차감되는 식이다. 결제 시 빠져나갈 예상 원화 금액도 확인할 수 있다. 보유 잔액보다 결제 금액이 많다면 네이버페이에 연결된 충전 계좌에서 1만원 단위로 자동 충전된 뒤 결제된다.
네이버페이가 위챗페이와의 연동에 나선 것은 QR결제 위주인 중국 특성을 감안해서다. 중국에선 카드를 받지 않고 QR코드 결제만 취급하는 점포가 상당수다.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라면 위챗페이 등 간편결제 앱을 설치하는 게 필수다. 하지만 한국인 이용자 중에선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현지 앱 설치를 꺼리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페이 측은 “앞으로는 기존에 국내에서 이용하던 네이버페이 앱 하나로 중국 내 대부분 점포에서 QR결제를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동을 계기로 네이버는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알리페이플러스 등 3대 QR결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유일한 국내 간편결제사가 됐다.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9월 유니온페이, 알리페이플러스와 QR결제를 연동했다. 내년 3월까지 위챗페이, 유니온페이로 중국에서 QR결제를 하면 결제 금액의 10%를 즉시 할인해주는 행사도 한다.
글로벌 확장 성큼
플랫폼업계에선 네이버가 올해 들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웹툰(웹툰엔터테인먼트)이 지난 6월 한국 콘텐츠 기업 최초로 미국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한 게 대표적이다.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랩스 등 ‘팀 네이버’ 차원에선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9월 사우디에 중동총괄 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는가 하면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과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지원 프로젝트인 ‘D2SF’는 미국 AI 스타트업 클레이디스와 예스플리즈에 수억원을 투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