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자체 개발한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사진)이 이라크 수출길에 오른다. 한국산 헬기가 수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라크 내무부는 22일(현지시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특수 소방 항공기(수리온) 두 대를 도입한다”며 “헬기 조종사, 정비 기술자 등을 교육하는 비용도 계약금에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계약금액은 1357억원이다.
수리온은 2006년 방위사업청 의뢰로 KAI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이 1조3000억원을 들여 73개월간 개발했다. 2012년 육군에 실전 배치됐다. 수리온은 이후 의무 이송, 경찰, 해경, 소방 등 10개 기종으로 개량됐다. 군·관용으로 총 300여 대가 배치됐다. 해외에 공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리온은 길이 19m, 높이 5m짜리 기동헬기로 1800마력급 엔진이 장착됐다. 최대 시속은 270㎞. 자동 비행 조종 장치, 3차원 전자지도, 적외선 카메라 등 첨단기기가 들어가 다양한 임무에 쓸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태풍과 한파 등 한국의 지정학적 특성을 고려해 강풍 운용 기능과 제빙 기능도 적용됐다.
이라크 수출을 계기로 수리온의 해외 영토는 더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동유럽 국가도 수리온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다. 수리온은 지난해 두바이 에어쇼에서 해외 첫 시범비행을 선보였다. 당시 아랍에미리트(UAE)가 큰 관심을 보였다. 업계에선 이라크에 이은 두 번째 수리온 도입 국가로 UAE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이 대표적이다.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직접 수리온을 시승할 계획이었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취소됐다. 하지만 수리온 도입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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