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발병 시간 추정 인공지능(AI) 솔루션, 소아 폐렴 위험도 예측 소프트웨어…. 2021년 4월 시작해 올해 말 3년9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닥터앤서2.0 사업의 결과물이다. 병원과 기업, 규제당국이 힘을 모아 24개 AI 소프트웨어가 탄생했다. 후속 실증 작업이 마무리되면 수출 모델도 나올 것이란 평가다.
닥터앤서2.0 사업단장인 이호영 분당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사진)는 23일 “최근 싱가포르 국립대병원에서 폐렴 위암 갑상샘암 간암 등의 8개 AI를 교차 검증했다”며 “실증 사례가 쌓이면 의료 패러다임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닥터앤서2.0 결과물이 해외에 진출하는 시대도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도한 닥터앤서2.0은 국내 의료 AI 전문 인력만 393명 투입된 최대 프로젝트다. 참여한 의료기관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30곳이다. 루닛, 뷰노, 아크릴, 뉴냅스, 인피니트헬스케어 등 19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참여했다.
이들은 암과 만성·정신질환 등 12개 질환군 356만 건의 학습용 의료 데이터를 구축한 뒤 24개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평균 정확도는 87.9%다.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폐암 판독 지원 프로그램 등은 정확도가 95%를 넘었다. 이 교수는 “‘무(無)’에서 시작해 4년 안에 인허가까지 마치는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상당한 결실을 봤다”며 “24개 소프트웨어 중 12개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고 9개는 허가 신청 상태”라고 했다.
의료 현장에서 교수들이 낸 아이디어로 기업의 AI 전문가가 솔루션을 만들고 시판 허가까지 받는 과정을 4년 안에 소화하는 일정이었다. 허가 속도를 높이는 데 식품의약품안전처 역할도 컸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후속 목표는 상용화 성공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료수가 구조 개편 등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의료진과 기업 간 협업 기회를 많이 마련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며 “성과가 쌓이면 안전하고 건강한 의료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별 의료진 편중 현상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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