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 3사가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포화 상태인 개인용 무선 통신 시장 대신 700만 소상공인 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AI로 무장한 통신 3사 소상공인 솔루션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올해 3분기 솔루션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1180억원) 대비 9.6% 증가한 1294억원이다. 직전 분기(1285억원)와 비교하면 0.7% 늘었다. LG유플러스는 “소상공인을 포함한 고객별 맞춤형 전략으로 기업 간 거래(B2B) AI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소상공인 대상 솔루션으로 2027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소상공인을 위한 통합 매장 관리 솔루션 ‘우리가게패키지 AX솔루션’을 공개했다. 이 솔루션은 전화, 예약, 대기, 주문, 포스(POS), 키오스크 등 6개 솔루션을 통합해 소상공인이 매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동안 소상공인은 전화 예약, 주문, 키오스크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솔루션을 개별 구입하고 관리해야 했다. 비용과 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가게패키지 AX솔루션은 AI 기술을 활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했다. 전화 통화를 기반으로 예약자의 방문 이력과 특이 사항을 기록해 고객 응대에 활용하는 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주문 유형, 상태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주방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솔루션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KT도 4월 소상공인 결합상품을 ‘으랏차차 패키지’로 개편하며 AI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 회사의 AI 링고전화 서비스는 소상공인 전화 관련 업무에 도움을 준다. 텍스트 음성 변환(TTS)을 통해 소상공인이 원하는 내용을 음성 통화 연결음으로 직접 제작해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 바쁜 시간에는 AI가 대신 전화를 받고 통화 내용을 메모로 바꿔주기도 한다.
SK텔레콤은 AI 큐레이션 상거래 서비스 ‘티딜’을 통해 소상공인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티딜에 입점한 3500여 개 업체 중 90% 이상이 소상공인이다. 이 서비스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가 이용자 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 정보를 문자로 전송하는 게 특징이다. 소상공인이 티딜을 이용하면 AI 추천을 통해 최적의 구매자를 찾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통신사 신수익 창출 기대
AI를 활용한 B2B 신사업 비중을 높여야 하는 통신사의 ‘생존 전략’에 소상공인 시장이 활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통신 3사는 최근 들어 전체 매출에서 통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신업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작년 이동통신 매출은 2022년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5세대(5G) 통신 도입 이후 처음으로 0%대 성장을 기록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무선 부문 매출도 각각 3%, 2% 늘어 2022년 대비 증가율이 낮아졌다.
국내 소상공인 시장에 AI를 도입하면 파급효과가 큰 점도 통신사들이 속도를 내는 이유다. 2022년 기준 국내 소상공인 비율은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7위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전체 사업체는 412만 개, 종사자는 713만 명에 달한다. 이 중 85.5%가 신규 창업자로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만큼 AI 기반 솔루션을 통한 경영 효율화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