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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은 반도체' 큰 돈 벌 수 있다는데…2030 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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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김 양식업에 새로 뛰어든 20·30대 비중이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양식 신규 허가 사업자 다섯 명 중 한 명꼴인 셈이다. 40대까지 포함하면 35%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산 김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김 양식사업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귀어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젊은이들이 힘든 일을 기피해 농어촌으로 오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미래 수익성이 담보되는 분야라면 귀농·귀어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양식업 도전하는 청년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김 양식장 신규 면허 행사 계약자는 323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가 각각 9명과 49명으로 30대 이하가 전체의 18%(58명)를 차지했다. 농어촌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로 분류되는 40대도 54명(16.7%)이 신규 면허 행사 계약을 맺었다. 정부는 그동안 수산물 수급 조절을 이유로 김 양식장의 신규 면허를 동결해왔지만, 최근 김 수출이 호황을 맞으면서 공급을 늘릴 필요성이 커지자 지난 7월 2700㏊ 규모 신규 면허를 발급했다.

2030 ‘젊은 피’들이 김 양식업에 뛰어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계청의 2023년 귀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어인(동반 가구원 제외)의 평균 연령은 52.8세로 나타났다. 전체 귀어인(750명) 중 30대 이하(95명) 비중은 12.7%에 그쳤다.

김 양식업은 하고 싶다고 해서 당장 뛰어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 양식장 면허는 지구별 수산업협동조합이나 어촌계 등 어업 관련 단체가 기초지방자치단체로부터 취득한다. 면허를 얻은 지구별 수협이나 어촌계는 김 양식업 종사를 희망하는 개인과 통상 2~3년 단위로 면허 행사 계약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먼저 어촌계원이나 수협 조합원이 될 것을 요구한다. 문제는 어업에 일정 기간 종사한 경력이 없으면 어촌계원이나 수협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외에 지구별 수협이나 어촌계는 개별적으로 면허 행사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개인의 자격을 추가로 정한다.
수출 급증하자 신규 허가 허용
과정이 복잡한데도 유독 김 산업에서 2030의 귀어 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다.

해수부에 따르면 김은 2017년 5억1320만달러어치 수출되며 처음 5억달러를 넘어선 뒤 2018년 5억2560만달러, 2019년 5억7920만달러, 2020년 6억40만달러, 2021년 6억9290만달러, 2022년 6억4760만달러, 2023년 7억9250만달러어치 수출되며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10월 이미 약 8억5000만달러 수출돼 작년 수치를 뛰어넘었다. 정부가 김의 영문 표시도 일본식 명칭인 ‘노리(nori)’ 대신 한국 발음인 ‘김(gim)’으로 국제표준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김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어촌 어르신들도 예전에는 자녀가 가업을 물려받는 대신 도시로 나가 취업할 것을 권유했지만, 이제는 ‘김 양식업에 도전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권하고 있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귀농·귀어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도 김 양식업을 교훈 삼아 ‘소득 기대’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3년 귀농·귀촌 실태조사’에 따르면 30대 이하 청년층 귀농의 경우 농업 비전 및 발전 가능성(34.6%)을, 귀촌은 농산업 외 직장 취업(36.2%)을 귀농·귀촌을 결심한 주된 이유로 꼽았다. 청년층에겐 자연환경이나 여유로운 생활 같은 정서적 부분보다 금전적 인센티브가 귀농·귀어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라는 설명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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