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오프라인 유통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전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국 편의점과 슈퍼마켓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O4O 전략은 GS그룹 오너 4세인 허서홍 신임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주력인 편의점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연계를 늘려 내년에도 ‘편의점 업계 매출 1위’ 수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허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인사말에서 ‘빠르게 변해가는 유통 경쟁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민하겠다’는 취지로 내년 경영 전략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가 언급한 ‘지속가능한 성장’의 한 축은 오프라인 점포와 모바일 앱의 연결, 즉 O4O 전략이다. 지난 10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가 389만 명에 달하는 오프라인 유통사 앱 1위인 ‘우리동네GS’와 편의점·슈퍼 점포의 연계를 강화해 쇼핑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런 방향성은 허 대표가 얼마 전 단행한 조직개편에서도 드러난다. GS리테일은 최근 플랫폼BU 산하 퀵커머스실을 O4O부문으로 승격했다. 소비자가 앱으로 주문한 후 편의점·슈퍼에서 상품을 픽업하거나 배달기사를 통해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e커머스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점포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GS리테일의 빠른 배송 매출은 매년 60%씩 증가하고 있다.
플랫폼BU 산하 전략부문을 고객혁신부문으로 바꾸고 CX(고객경험) 전담부서를 신설한 것도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오프라인 점포에서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해 e커머스와의 경쟁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허 대표가 온·오프라인 연계를 강조하는 건 최근의 유통 업황과도 무관치 않다. 경기 침체와 e커머스의 성장으로 그동안 오프라인 중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온 편의점 사업마저 정체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0월 유통업 통계를 보면 올 3분기 편의점 주요 3사의 매출 증가율은 3.3%로 2023년 3분기(7.6%)와 2022년 3분기(11.3%)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GS25도 3분기 매출이 2조30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29억원으로 6.5% 줄었다.
허 대표가 O4O 전략을 고도화하는 한편 내실 경영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기존의 다점포 출점 전략보다는 우량점 중심의 수익성 제고 전략을 택할 전망이다.
신사업도 재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GS리테일로 옮겨오기 전 GS그룹의 미래사업팀장을 맡아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인 휴젤 인수를 주도했다. 그동안 GS리테일이 쿠캣, 펫프렌즈, 요기요 등에 투자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허 대표가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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