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와 수도권 집중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15년 후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은 2% 수준으로 추정됐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안팎에서 2010년대 연평균 3% 초중반, 2016∼2020년 2% 중반 등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 자본,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의미한다.
한은은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에 대해 “우리 경제의 혁신 부족, 자원 배분 비효율성 등으로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가 낮아지는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 성숙기 진입에 따른 투자 둔화 등으로 노동·자본 투입 기여도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잠재성장률이 2025∼2029년 5년간 연평균 1.8%, 2030∼2034년 1.3%, 2035∼2039년 1.1%,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 등으로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현재 2% 안팎인 잠재성장률이 15년 후 0%대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한은은 앞으로 구조개혁 등이 제대로 추진되면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병호 한은 경제모형실장은 “구조개혁 연구 결과를 감안해 노동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하는 가운데 기업투자 환경 개선과 혁신기업 육성 등을 통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노동 공급 둔화 속도를 완화하려면 정책적으로 수도권 집중 완화, 일과 가정 양립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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