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Fed)은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12월 18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이같이 밝혔다. ‘친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상반되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해 “Fed가 관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제도 마련 역시 의회가 고려할 사안으로 Fed는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으로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파월 "트럼프 사퇴 요구해도 자리 지킨다"
파월 의장이 이런 의견을 내놓으면서 향후 트럼프와 또다시 대립각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 Fed 의장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만큼 사이가 좋지 못했다.2018년 트럼프 1기 당시 트럼프는 Fed의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자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비난했다. Fed가 금리를 낮추지 않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경기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 기간에도 두 사람의 갈등은 이어졌다. 지난 9월 Fed가 0.50%포인트 빅컷을 단행하자 트럼프는 “민주당에 유리하게 하기 위한 ‘정치 행위’”라며 비판했다. 이에 파월 의장은 “경제 이외의 요인은 연준 정책 결정과 무관하다”고 맞받은 바 있다.
이번에 가상자산에 대한 견해차까지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파월 의장이 자리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파월 의장은 트럼프가 사퇴를 요구해도 임기 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