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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중국이 경기 둔화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에너지 주식이 약세를 띠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 대표 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인 ‘에너지선별섹터SDPR펀드’(XLE)는 전일 대비 0.74% 하락한 86.61달러에 마감하며 3개월 최저치(9월 26일·85.45달러)에 근접했다. XLE는 미국 대선(11월 5일) 이후 지난달 22일까지 7.87% 올라 ‘반짝’ 상승했지만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하락률은 12.3%다. 미국 최대 석유 기업 엑슨모빌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2022년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중국의 경기 부진과 함께 에너지 주식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와 내년 중국의 원유 수요가 전년 대비 각각 하루 14만 배럴, 22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지난해(전년 대비 일 140만 배럴 증가)에 비해 크게 쪼그라든 수치다. 중국의 11월 원유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P글로벌커머디티인사이트는 중국에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와 함께 휘발유와 디젤 수요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예상했다.
로버트 야거 미즈호증권 에너지 선물 부문 이사는 “중국은 역사적으로 글로벌 수요의 엔진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 1년간 경제 둔화와 전기차 판매 증가로 인해 수요 증가율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에 자금이 몰리는 시장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다.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인 아이셰어즈 S&P500 밸류 ETF(IVE)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2주 연속 하락 마감하며 역대 최장기간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에너지주 등 저평가된 주식을 외면하고 대형 기술주 투자를 이어가는 시장 분위기가 에너지주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원유 수요가 대부분 인프라 부문에서 창출되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여지는 있다. 다만 배런스는 “(개인) 휘발유 사용량이 줄고 있다는 것은 경고 신호”라고 지적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