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측이 17일 “(12·3 비상 계엄은) 내란죄 성립 요건이 안 된다”며 “탄핵 심판 공개변론이 열리면 윤 대통령이 법정에서 소신껏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을 돕고 있는 석동현 법무법인 동진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제 (탄핵심판의) 공개변론이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열리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석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79학번으로 윤 대통령의 대학 동기다.
7년 전 헌법재판소 심리 당시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직접 나갈 의향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석 변호사는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며 “(윤 대통령이) 변호인보다 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주장 및 진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이날 변론 공개 방식을 확정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변론은 공개로 진행하되, 생중계는 하지 않고 녹화영상을 추후 제공하기로 했다.
석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출석요구서 등에 적시한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 등에 대해선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법률적 개념으로서 내란죄에 대해 일고의 동의도 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수사기관이 저렇게 하니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강조한 것처럼 “야당의 예산 감축, 탄핵 남발 등 국정의 기능을 마비시킨 국헌 문란 부분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변호인단 구성과 관련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내란 수사와 탄핵 심판은 성격이 다른 만큼 변호인단을 따로 구성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탄핵 심판, 내란죄 관련 재판 등 세 갈래로 대응하겠다는 설명이다.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검찰 등의 내란죄 관련 수사에 대응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석 변호사는 오는 21일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라는 검찰의 2차 소환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법 절차에 따르겠다는 마인드는 있지만 두 개 또는 세 개 기관이 서로 경쟁하듯이 소환, 출석 요구, 강제 수사 등을 벌이는 점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찰과 경찰은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긴급체포 영장을 청구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박시온/최해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