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7일 15: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캐피탈이 18일 '운명의 날'을 맞이한다. 새마을금고가 이사회를 열고 M캐피탈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날이다. 우선매수권 행사 쪽으로 어느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변수가 생겼다. 새마을금고를 관할하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진 사퇴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등 정치적 불안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M캐피탈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새마을금고는 앞서 M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에 출자한 다른 출자자(LP)들의 동의를 받아 M캐피탈 우선매수권 행사가격을 기존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에서 1배로 낮추는 등 사전 정지 작업을 마쳤다. 새마을금고 내부적으로도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만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되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이사회 의결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이 전 장관이 사퇴한 게 새마을금고로선 큰 부담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 출석해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 장관은 탄핵 위기에 내몰리자 지난 7일 자진 사퇴하며 장관직을 내려놨다.
M캐피탈 인수를 앞두고 있는 새마을금고 입장에서 이 전 장관의 사퇴는 단순히 행안부 장관이 공석이라는 것보단 훨씬 더 큰 의미다. 당초 새마을금고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M캐피탈을 인수하기보다는 M캐피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ST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를 다른 PEF 운용사로 교체해서 ST리더스와의 관계를 끊거나 M캐피탈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ST리더스는 M캐피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LP인 새마을금고 관계자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 ST리더스와 새마을금고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된 바 있다.
하지만 M캐피탈의 재무 상황이 예상보다 더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운용사를 교체하거나 제3자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 자칫 M캐피탈이 쓰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새마을금고는 우선매수권 행사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 이 과정에선 금융당국과 관할 부처인 행안부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입장에선 '불법 리베이트'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담당자들이 모두 바뀌었고, 새로운 담당자들은 논란이 됐던 M캐피탈과는 엮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보단 제3자 매각 등으로 관계를 끊어내고 싶은 게 새마을금고의 속마음"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섣불리 우선매수권 행사를 했다가 향후 정권 교체 후 행안부 감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새마을금고가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M캐피탈은 새마을금고가 지난 9월 기업어음(CP) 500억원을 인수하는 등 재무적 지원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신규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발행이 막히면서 디폴트 위기까지 거론되던 회사다.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을 낮추긴 했지만 새마을금고가 M캐피탈을 현시점에서 반드시 인수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