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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시간을 잃고 있다"…美 통상전문가들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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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시간을 잃고 있다."

탄핵 정국을 지나고 있는 한국의 대미 협상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워싱턴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워싱턴국제무역협회(WITA)가 '관세'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케이트 칼루트키에비치 전 백악관 무역담당(현 맥라티 선임이사)은 미국의 무역적자에 관한 세션의 진행자로 나서 "한국에서 많은 혼란이 있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골프를 치기 위해 연습을 했다는 보도를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국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겠느냐"면서 "솔직히 말해 그들은 현재 국내 상황에서 트럼프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잃고 있다"고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칼루트키에비치 이사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백악관 무역담당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인물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내고 2006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커틀러 부회장은 칼루트키에비치 이사의 질문에 동감을 표했다. 그는 “그들의 관심은 내부 정치와 국내 문제로 분산돼 있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일에 집중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역량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와 관심이 우려되고 국방비 등 기여 목표가 계속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은 지난 1기 정부를 '무사히 넘겼다'는 느낌이 있다"면서 "트럼프 2기에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트럼프 정부에 맞서 무역 전쟁을 벌일 첫 번째 주체로 유럽연합(EU)을 꼽았다. 칼루트키에비치 이사는 "(1기 트럼프 정부에서) 232조 무역법에 따른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협상 타결로 유럽 측의 수출물량에 대한 쿼터가 설정됐고 EU는 당시 보복조치를 중단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합의가 오는 3월에 만료된다"고 밝혔다. 또 "EU가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EU가 자유무역을 옹호하던 역할을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까지 EU 집행위원회(EC) 다자무역정책국장을 지낸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는 "중국에 대한 EU의 대응은 우리 자신의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적용하는 전략과 단순히 통일하지는 않겠지만, 결국 우리는 비슷한 일을 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공동 외부관세를 적용하는 '국가들의 연합' 아이디어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칼루트키에비치 이사가 세계무역기구(WTO) 시스템 하에서 이런 연합이 작동할 수 있는지를 묻자 로펌 시들리오스틴의 통상법 전문 변호사인 앤디 쇼어는 "WTO는 그런 상황에 적합하지 않고 수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어 변호사는 "다자간 협정은 무임승차를 수용할 수 있을 때 잘 작동한다"면서 예를 들어 세계 무역의 90%는 포괄하지만 10%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때 이런 다자간 협정이 순조롭게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 2기 정부는 많은 무임승차를 수용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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