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의 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5선 중진인 김기현 의원이 "피고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정농단을 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13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제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밝힌 계엄 선포의 명분은 일면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비상계엄 선포 자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그에 따른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는 조치가 적법 절차에 따라 당연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계엄의 충격에서 벗어나 이성을 되찾고 차분하고 냉철한 판단력으로 이 난국을 모두의 슬기로움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할 때"라며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이나 가짜뉴스, 괴담 선동으로 인민재판을 하듯 해선 안 된다. 중대한 사안일수록 헌법과 법률에 정한 절차를 준수하며 결정되는 것이 성숙한 법치와 민주주의"라고 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이재명 대표와 그 범죄 피고인 방탄을 위해 '묻지 마 탄핵'과 '예산 자르기 폭거'를 남발하여 민생을 파탄으로 몰면서 국정농단을 하고 있는 민주당의 독재적 행각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법치,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지켜온 정통 보수우파의 긍지를 내던져버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내일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있을 예정이다. 표결을 앞두고 우리 당 내부에서 치열하게 토론하되 분열상을 보여드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책임질 것은 책임지되 비굴해져서는 안 된다. 자기 혼자 살아남기 위해 비굴한 배신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2차 탄핵안을 보고한다. 이번 탄핵안은 오는 14일 오후 5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지난 7일 상정된 1차 탄핵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었다. 대통령 탄핵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300명 중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차 표결 이후 10명이 넘는 국민의힘 의원이 탄핵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번에는 의결 정족수가 부족해 투표가 불성립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조경태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김재섭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 7명이 표결에 찬성 입장을 밝혀, 여당 내 찬성자가 1명만 더 나오면 가결될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특별 성명을 내고 "탄핵만이 혼란을 종식시킬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면서 여당 의원들을 향해 탄핵안 찬성 표결을 촉구했다. 그는 "어제의 선전포고를 통해 확인됐다. 탄핵만이 혼란을 종식시킬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부디 내일은 탄핵 찬성 표결에 동참해달라. 역사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