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특별검사법이 나란히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석열 대통령 내란 행위 진상규명 특별검사법’(내란 일반특검)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김건희 특검법’이다. 김건희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이번이 네 번째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특검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이후 법안을 정부에 넘기겠다고 했다. 권력 공백기를 활용해 거부권을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초법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내란 일반특검은 이날 표결에 참여한 의원 283명 중 찬성 195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당론 반대’ 입장을 정하고 표결에 나섰지만 안철수 김예지 김용태 김재섭 한지아 의원 등 다섯 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내란 일반특검은 지난 10일 본회의를 통과한 상설특검과 ‘투 트랙’으로 야권이 추진하는 특검이다. 상설특검은 거부권 행사가 불가능하지만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미루면 실질적 가동이 어렵다.
이 때문에 야권은 일반특검이 출범하면 상설특검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특검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한 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야권은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자 중 연장자가 임명된 것으로 본다”는 조항도 넣었다. 또 대통령실,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이 국가 및 군사기밀 등을 이유로 특검의 압수수색과 증거 제출 요구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법안에 반대했다.
민주당은 내란 일반특검과 김 여사 특검법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정부 이송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방침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탄핵소추안 의결 후 정부로 법안을 이송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특검법을 정부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안의 정부 이송은 국회의장 권한(국회법 98조)이라는 점에서 다수당이 이송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건 현행법을 무시하는 발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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