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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경단녀도…OK 9주 무료 교육으로, SW 전문가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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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를 나와 정보기술(IT) 개발자로 일한 조혜은 씨(47)는 2015년 다니던 회사가 경영난을 겪자 사직하고 육아에 전념했다. 아이들이 조금씩 크면서 취미 삼아 공예 등을 배우고 방과후 프로그램 교사도 해봤지만, 마음 한구석 헛헛함을 채울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노사발전재단의 ‘소프트웨어(SW) 테스팅 전문가 프로그램’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2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동료 수강생들과 9주 동안 고3 수험생 못지않은 집중 교육을 받은 조씨는 올해 5월 ‘경력단절 여성’이 된 지 8년여 만에 한 중견기업 정규직으로 출근길에 올랐다.

20대엔 영어 강사로, 30대 중반까지는 카피라이터와 콘텐츠 매니저로 중소기업에서 일한 전형적인 ‘문과 출신’ 최경은 씨(40)는 자신을 ‘업글(업그레이드) 인간’이라고 소개한다. 4년간 몸담은 회사가 2019년 재정 악화로 문을 닫으면서 40대에 들어서자마자 실직자가 됐지만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를 알고 또 한 번의 점프 기회를 얻었다.

최씨의 인생을 바꿔놓은 건 지난 3월 중장년내일센터에서 보낸 문자메시지 한 통이었다. ‘SW 테스팅 전문가 프로그램 추가 모집’. 교육비 무료에 중식까지 제공한다는 안내에 호기심이 생겨 인터넷을 검색한 끝에 참가하기로 결심했다. 그로부터 단 3개월, 그는 국내 유명 IT기업 정규직 입사에 성공했다. 문과 출신으로 기초 지식이 없어 힘들었지만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장년 마인드 교육’부터 기초 코딩, 실습·이론 수업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최씨는 “입사 후 2000년대생 동료들과 일하고 있는데 먼 훗날 ‘IT 할매’로 기억되고 싶다”며 웃었다.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여성 중장년층의 노동시장 진입도 증가하고 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9월 여성 임금근로자 수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3년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여성 비중도 역대 최고치인 46.1%다. 5060세대뿐만 아니라 40대 경력단절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이 늘면서 교육 분야도 기존 제과제빵, 판매원, 생산 관련 단순업무직 중심에서 SW 등 IT 분야로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노사발전재단은 한국SW테스팅협회 등과 협약을 맺고 직무훈련부터 취업까지 ‘여성IT특화 원스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정규직 구인 수요가 늘 있지만 구인난을 겪고 있는 SW 품질관리 및 테스트 분야에서 중장년 경력단절 여성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도록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취업한 훈련생 대부분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정규직”이라며 “중장년 여성은 IT 관련 일자리에 취업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깼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 잡리포트 취재팀

백승현 좋은일터연구소장·경제부 부장
곽용희 경제부 기자·이슬기 경제부 기자
권용훈 사회부 기자·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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