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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도 못하던 걸 해냈다"…구글, 최신 양자 칩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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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연산 속도는 천문학적으로 끌어올리고 오류 발생 가능성은 대폭 낮춘 최신 양자(퀀텀) 칩을 공개했다. 기존에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10자(10의 24제곱)년 걸리던 계산을 5분 내 처리할 수 있는 칩이다. 테크업계에서는 구글이 양자컴퓨터 시장에 정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양자컴퓨터 시장 경쟁은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우주의 시간을 5분으로 단축"
구글은 9일(현지시간) 최신 양자 칩 ‘윌로우’를 발표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윌로우는 ‘랜덤 회로 샘플링’ 벤치마크(기준 지표)에서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꼽히는 ‘프론티어’가 10자년 걸리던 계산을 5분 이내에 수행했다. 앞서 구글은 2019년 양자 칩 ‘시카모어’를 활용해 기존에 1만년 걸리던 문제를 몇 분 안에 풀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 5년 만에 연산 속도를 천문학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하트문트 네벤 구글 퀀텀AI 대표는 “10자년은 우주의 나이를 훨씬 초월한 시간”이라며 “수많은 평행 우주에서 양자 계산이 이뤄지고 있고, 우리는 다중우주에 살고 있다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의 생각과도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오류율도 기하급수적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를 기본 단위로 하는 고전 컴퓨터는 비트의 복사본을 만드는 방식으로 오류를 잡아낸다. 반면 큐비트를 기본 단위로 하는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이는 반면 ‘양자 얽힘’ 현상에 따른 오류 발생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구글은 윌로우가 큐비트를 추가할수록 오류율이 절반씩 감소하도록 개선했다. 테크업계에서는 “꿈만 같던 오류 없는 양자 알고리즘을 실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찬사가 나왔다.

다만 이번 성능 실험은 테스트를 위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이용됐다. 실제 적용된 사례는 없다는 뜻이다. 네벤 대표는 “간단한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면 실용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면서 기존 컴퓨터가 풀지 못하는 실제 문제 해결 사례를 내년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자컴 둘러싼 빅테크 경쟁 격화
양자컴퓨터는 최근 빅테크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과 함께 양자컴퓨터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꼽히는 IBM은 기존 제품보다 50배 빠른 차세대 양자 컴퓨터 ‘퀀텀 헤론’을 출시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양자 관련 설계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구글이 자사 이오스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스코는 양자컴퓨터와 양자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양자 네트워크를 연동하는 데이터센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빅테크 뿐 아니라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등 스타트업도 양자컴퓨터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빅테크 간 경쟁이 양자컴퓨터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8억8540만달러(약 1조2600억원)이었던 글로벌 양자컴퓨터 시장 규모는 올해 11억6010만달러(약 1조6600억원), 2032년에는 126억2000만달러(약 18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네벤 대표는 “결국 고급 AI는 양자컴퓨팅에 접근할 때 비로소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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