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긴급담화를 통해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긴급담화를 하고 “저는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며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로 자유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믿고 따라주신 선량한 국민께서는 다소 불편함이 있겠지만,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조치는 자유대한민국의 영속성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한다는 대외정책 기조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대통령으로서 간곡히 호소드린다. 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내겠다”며 “저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이날 심야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사전 공지 없이 담화를 하고 계엄을 선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국가 기능을 마비시키는 상황이다 보니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계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국회가 곧바로 해제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할 수 있지만,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대통령은 선포한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당장 여야 대표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며 “검찰이 지배하던 국가에서 군이 지배하던 국가로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전군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경찰도 조지호 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