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수소에너지 관련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급증한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수소 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세계 각국 수소에너지 기업 등에 투자하는 ‘디파이언스 차세대 H2’(HDRO) ETF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지난달 29일까지 5거래일간 12.29% 상승했다. 또 다른 수소에너지 ETF인 ‘글로벌X 수소’(HYDR)는 같은 기간 11.26% 올랐다.
수소연료전지 기업 플러그파워는 같은 기간 18.21%, 블룸에너지는 14.57% 뛰었다. 세계적 재생에너지 기업인 지멘스에너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거래소에서 지난 5거래일간 2.53% 올랐다.
이들 기업은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의 대안으로 꼽힌다. AI용 데이터 학습과 처리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해 탄소를 덜 배출하는 청정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수소와 산소를 화학 반응시켜 생산한다. 재생에너지는 일조량, 풍속 등 환경 변화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데, 수소에너지는 이런 단점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수소에너지주의 급부상은 실적 개선 전망에 뿌리를 둔 것이라기보다는 AI 테마 순환매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대로 개화하지 않은 시장이라 주요 기업들이 큰 이익을 내고 있지 못해서다. 플러그파워와 블룸에너지는 아직 연간 흑자를 보지 못했다. 생산단가가 높아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그린수소(청색수소)는 ㎏당 생산단가가 4.5~10달러에 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소 생산단가가 ㎏당 1.3~4.5달러 수준으로 낮아져야 화석 연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도 관건이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수소 생산량 1㎏당 3달러씩을, 수소 관련 투자에 대해선 투입 비용의 최대 30%를 세액공제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최고경영자(CEO)를 에너지부 장관에 지명하면서 청정에너지에 제공하는 보조금과 인센티브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이트 지명자는 지난해 소셜미디어에 “기후 위기란 없다. 진짜 위기는 기후변화라는 이름으로 (경제적) 기회를 억압하는 정책”이라고 썼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