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알아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AI 시장 경쟁의 중심이 원천 기술에 해당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서 기업과 개인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업무별 AI 비서 직접 만든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연례행사 ‘이그나이트 2024’에서 AI 에이전트 생성 프로그램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정식 출시하고 MS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에이전트를 선공개했다.
기업이 각사 업무 특성에 맞춘 자율 비서를 직접 생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코파일럿 스튜디오에서 생성된 업무별 특화 AI 에이전트는 일일이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마이크로소프트365, 다이내믹스365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한다. 자레드 스파타로 MS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AI 에이전트는 개인들이 직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코파일럿 스튜디오에서 생성된 자율 AI 에이전트는 구동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전문성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비대면 회의 등으로 많이 활용되는 업무용 협업 소프트웨어인 ‘팀즈’에서는 실시간으로 음성 대 음성 통역을 제공하고 채팅을 자동으로 요약한다. 별다른 코딩 없이도 원하는 파워포인트나 스프레드시트 파일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채용 및 구직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링크트인에서는 채용 담당자에게 구직자의 정보를 정리해서 제공해줄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AI 솔루션 ‘애저 AI 파운드리’도 공개했다. 개발자의 AI 앱 개발 과정을 줄여주는 솔루션이다. 제시카 호크 MS 부사장은 “개발자, IT·AI 엔지니어, 데이터 전문가 등 모든 사용자가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사업 우선순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빅테크 격전지 떠오른 AI 에이전트
AI 에이전트는 최근 AI 기업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다. AI를 활용하는 개인과 기업이 효용을 느낄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LLM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이 이뤄졌지만, 이것만으로는 매출을 낼 방법이 여의찮다는 이유도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작년 11월 자신의 블로그에 “조만간 누구나 AI로 구동되는 개인 비서를 가질 수 있게 된다”며 “앞으로 5년 안에 상황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는 내년 1월 자체 AI 에이전트인 ‘오퍼레이터’를 개발자용 도구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계에선 AI가 이용자 명령 없이도 주변 환경을 인식해 컴퓨터 업무를 보조해주는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AI 에이전트는 레스토랑 300곳에 전화를 걸어 이용자에게 맞는 최적의 식당을 예약해 줄 뿐 아니라 업무를 도와주는 직장 상사처럼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의 경쟁자로 손꼽히는 앤스로픽은 자체 생성형 AI인 클로드 3.5의 새로운 기능으로 ‘컴퓨터 유즈’를 선보였다. 이 모델은 사람의 컴퓨터 사용 패턴을 모방해 복잡한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업무 처리의 방향을 알려주면 AI가 데이터 확인, 입력, 분석 등을 자동으로 하는 식이다.
구글은 AI 에이전트 ‘자비스’를 일부 개발자 대상으로 시험하며 피드백을 받고 있다. 다음 달 구글이 LLM ‘제미나이’의 차세대 버전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자비스를 함께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에는 자비스의 시험용 버전이 웹 브라우저인 크롬에서 잠시 공개되기도 했다.
세일즈포스는 AI 에이전트인 ‘에이전트포스’를 지난 9월에 선보였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