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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냉동김밥을 누가 먹느냐" 핀잔…100억 대박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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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고 비싼 냉동김밥을 누가 먹느냐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게 성공 비결이다.”

조은우 복을만드는사람들(복만사) 대표(사진)는 지난 22일 기자와 만나 “국내에선 냉동김밥을 팔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수출을 염두에 두고 비건김밥을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복만사는 2020년 국내 첫 수출용 냉동김밥을 개발해 해외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냉동김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라면·만두 등에 이어 K푸드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발돋움했다.

복만사의 냉동김밥은 단순히 김밥을 얼려 놓은 게 아니다. 해동 시 김밥이 터지지 않게 형태를 유지하고, 김은 눅눅해지지 않도록 하면서, 채소의 아삭함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독자적인 수분 제어 기술과 급속 냉동 기술을 개발했고 전용 트레이도 고안했다.

조 대표는 원래 서울과 경남 진주 등지에서 외식업을 했다. 2016년 경남 하동에서 식품 제조 회사인 복만사를 창업해 휴게소 납품용 치즈스틱 등을 만들었다. 2018년에는 치즈스틱만으로 연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업하면서 그는 우리 농산물을 재료로 한 제품으로 승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차에 일본에서 한국 김밥 ‘코리안 스시롤’ 판매가 잘된다는 기사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냉동김밥 사업을 벌인 계기였다.

냉동김밥 개발을 마치고 생산공장까지 세웠지만, 판로 확보가 잘 안 됐다. 국내 바이어들은 냉동김밥 판매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도처에 널린 게 김밥집인데, 누가 냉동김밥을 먹겠느냐”고 핀잔을 줬다. 국내 판로가 막히니 해외로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기존 홍콩의 거래처 쪽에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수출은 쉽지 않았다. 국가별로 검역·통관 기준이 달랐다. 미국의 경우 돼지고기, 계란이 들어 있는 김밥은 수출이 불가능했다. 일본은 김밥에 들어 있는 쌀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해법으로 조 대표는 비건김밥을 생각해냈다. 고기, 계란을 넣지 않고 쌀 함유량을 줄였다. 그러자 수출 문제가 해결됐다. 현재 수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20여 개국에 이른다.

복만사의 냉동김밥 매출은 2021년 4억원에서 2022년 45억원, 지난해 70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는 1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김밥 생산능력을 현재의 세 배로 늘리는 작업도 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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