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가려고 인스타그램으로 휴양지 리조트와 해변을 한참 찾았었는데 나중에 탐색 페이지에 비키니 사진들이 좀 많이 나타났었어요. 여자친구가 제 인스타를 같이 보다 '이런 사진들 보냐'고 말하길래 오해를 푸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20대 직장인 A씨)
"친구들이 '남친 딴짓 하는지 보려면 인스타 돋보기(탐색 페이지) 눌러봐'라고 얘기해줘서 한 번 눌러본 적 있었어요. 한 친구는 남자친구 인스타 돋보기 영역에서 노출이 심한 여성 BJ들이 춤을 추는 영상과 사진으로 도배돼 있는 걸 보고 헤어졌다고 했어요." (20대 직장인 B씨)
A씨나 B씨의 친구와 같은 사례는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인스타그램 내 탐색 페이지, 홈 피드, 릴스 탭에서 추천되는 알고리즘을 다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준비되고 있어서다.
20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추천 항목을 재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시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탐색 페이지, 홈 피드, 릴스 탭에서 즐겨 찾는 콘텐츠에 관한 알고리즘을 새롭게 학습하고 다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시험 중인 것이다.
이 기능은 추천 콘텐츠가 더 이상 자신의 관심사와 맞지 않는 사용자에게 유용할 수 있다.
예컨대 기존엔 휴양지를 찾느라 해변이나 리조트 수영장를 검색하면 관심사가 바뀐 이후에도 계속해서 관련 콘텐츠가 노출됐다. 하지만 새로운 기능이 도입되면 사용자가 상호 작용하는 게시물과 계정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새롭게 학습·추천하게 된다.
또 추천 콘텐츠 재설정을 위해 더 이상 관심 없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계정에 대한 팔로우를 취소할 수 있도록 검토하는 목록이 제공된다.
다만 이 기능은 전체 새로고침을 원하는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설계돼 자주 이용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는 게시물에 관심 여부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추천받고 싶은 콘텐츠에 관한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숨겨진 단어' 기능을 사용해 특정 단어나 문구가 포함된 콘텐츠를 표시하지 않는 기능도 예고된 상태다.
틱톡도 앞서 추천 피드에 표시되는 콘텐츠의 알고리즘을 새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관심사나 취향이 바뀐 사용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이 기능을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인스타그램은 이 기능을 전 세계 사용자들이 쓸 수 있도록 조만간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당신의 관심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취급할 것이기 때문에 처음엔 인스타그램이 훨씬 덜 흥미로워질 것이고 이를 다시 학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 기능을) 항상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진 않지만 사용경험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이 기능을 통해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