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생태계에서 기술 유출 사건이 잦은 데는 K방산 인력의 낮은 처우도 한몫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업무를 담당하지만 일반 엔지니어보다 낮은 연봉을 받다 보니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19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901만원이다. 5년 전 9595만원에서 겨우 306만원 인상됐다. 민간 기업보다 3000만~4000만원 낮고,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비하면 2000만원가량 적다. ADD에는 K-9 자주포 등 K방산 제품을 개발한 주역들이 근무한다.
정부가 매년 국방비(연구개발)를 늘리고 있지만 인력 투자엔 인색한 편이다. 방사청 연구개발 예산은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평균 13.6% 늘었다. 지난해 국방예산의 약 10%인 6조원을 쓰는 방사청은 예산 대부분을 무기체계 개발에 투입한다. 나머지 예산을 ADD, 국방기술품질원 등 출연기관 운영비로 사용하다 보니 핵심 연구인력의 처우 개선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방사청 고위 관계자는 “ADD 연구원이 투철한 국가관을 갖추고 연구에 매진하지만 처우는 선진국 등에 견줘 많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키워가는 K방산을 해외에서 신기해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방산 기업 연구인력의 처우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대기업 10년 차 대졸 엔지니어의 연봉은 실수령액 기준 6000만~8000만원이다. 전자,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분야에 크게 못 미친다. 방산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업무 환경과 낮은 처우가 이직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하청기업으로 가면 처우는 더 나빠진다. 류연승 명지대 방산안보학과 교수는 “미래전에 대비하려면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도 확보해야 하지만 기존 무기체계를 고도화하는 방산 인력의 처우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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