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주가 흐름이 최근 '트럼프 리스크' 여파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증권가에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19일 올해까지 트럼프 리스크와 국내 2차전지주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현실화하는 과정을 거친 후 내년 초부터 기대감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후 2차전지 업종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며 "당선 직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전기차(EV) 보조금,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폐지 가능성이 보도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2차전지 업종이 인정받는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세와 한국 배터리 업계의 점유율 기대감 때문"이라며 "EV 보조금과 탄소 규제가 없다면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배터리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 점도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차별적인 보조금이 사라지면 완성차 업체들은 저렴한 중국 배터리 업체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다만 트럼프 행정부도 탈(脫)중국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대중국 관세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업종의 내년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16조원(2023년 7월)에서 5조원(2024년 11월)까지 하락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내년 1~2월에는 2025년 목표치가 구체화하며 국내 2차전지주에 대한 실적 눈높이도 안정화할 것"이라며 "트럼프 리스크와 국내 2차전지주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현실화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눈높이가 안정화하는 내년 초부터 기대감이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10월 국내 양극재 수출액은 4억달러, 수출량은 1만5000t을 기록했다. 각각 전월 대비 10%, 13% 줄었다. 양극재 수출 가격은 1kg당 26.3달러로 전월 대비 3% 올랐다. 이 연구원은 "리튬 가격은 8월 바닥을 형성한 후 11월부터 유의미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리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내년 2분기부터 양극재 가격도 반등할 전망"이라고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