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총장 박종래) UCRF(연구지원본부)에 가면 큰 비용 부담 없이 고효율 에너지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들의 자문과 연구개발 지원을 언제든 받을 수 있습니다.”
김창영 스마트테크온 수석연구원은 틈만 나면 UCRF를 찾는다. 산업체 원천기술 상용화를 지원하는 첨단 연구장비 300여 종, 476대를 갖추고 있어서다. 스마트테크온은 실외기 없는 에어컨을 해외 시장에 내놓기 위해 UNIST 기술 검증과 지원을 받은 후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에너지부(DOE)가 주관하는 에너지스타(Energy Star) 인증에 나설 계획이다.
울산시는 UNIST와 함께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기술 기반 연계 협력 지원 사업’이 중소기업 애로 기술 지원과 사업화 연계, 특허 지원 등으로 중소기업·스타트업 성공 창업, 기술 혁신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승태 기업지원과 중소기업지원팀장은 “UNIST 교수들이 보유한 유망 기술을 창업 중소기업에 이전하거나 기술 지원, 사업화 등으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한 결과, 지난 2년간 유망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40곳을 발굴·육성했다”고 말했다.
UNIST는 교수 연구 성과뿐 아니라 왕성한 벤처기업 활동으로도 주목받는다. 교수와 학생이 창업한 기업이 145개에 이른다. 해마다 특허를 600건 이상 출원하고, 300건 넘게 등록한다. 전체 기업 가치는 1조원을 넘는다.
울산시와 UNIST는 지난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참여 기업 네트워킹 대회를 열고 40개 기업에 파트너 기업 인증서를 수여했다. 파트너 기업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열교환기 비파괴검사 스마트 솔루션을 개발한 딥아이, AI 기반 의료 데이터 가공 기술 솔루션을 만든 카비랩 등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딥아이는 SK에너지와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1년 내내 가동되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은 안전 운전을 위해 해마다 열교환기 결함을 검사한다. 열교환기는 SK 울산콤플렉스에만 약 7000기,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약 3만 기가 있을 만큼 플랜트 설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고객사로부터 기존 방식에 비해 비파괴검사 정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세계 비파괴검사 시장을 선도하는 강소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카비랩은 AI를 기반으로 정형외과 수술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스타트업이다. 카비랩의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딥플랜케이는 4만 건이 넘는 데이터를 학습해 환자에게 적합한 크기의 인공관절 정보를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의료진이 필요한 수술 계획을 빠르게 수립하도록 돕는다.
김영식 UNIST 산학협력단장은 “대학의 첨단 연구개발 인프라를 기업에 아낌없이 지원해 세계 1등 업체가 많이 배출되도록 돕겠다”고 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