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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증시에서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 매도 사태 이후 지난달 가장 많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채권에 투자금이 더 많이 유입되면서 충격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국제금융연구소의(IFF)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10월 신흥국의 주식 시장에서 255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달 주식 투자금 흐름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 신흥국에서 68억 달러가 순유출됐고, 유럽 신흥시장에선 52억 달러, 라틴아메리카에선 36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다만 채권으로 이보다 더 많은 274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난달 순유입액 19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주식은 지난 9월에 2015년 이후 최대 유입세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다시 9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9월 말에 발표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11월에 발표된 새로운 부양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나단 포툰 IFF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목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는 여전히 낮다"며 "성장 우려와 규제 불확실성이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계속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선을 앞둔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할 경우 수익을 노리는 거래가 확산되면서 달러 가치와 미국 금리가 상승했다. 포툰 이코노미시트는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가 주식 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를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신흥 시장 포트폴리오에 약 2490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가운데 약 2200억 달러가 채권이었다. 1690억달러가 중국을 빠져나와 다른 지역으로 흘러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