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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콜롬비아만 남았다"…中자본에 뚫린 중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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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남미 국가들을 뒷전으로 미뤄둔 사이 중국의 입김이 세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콜롬비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이 배제된 인프라 프로젝트에 중국과 협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콜롬비아를 제외하면 중남미의 주요 경제국들이 주요 무역 파트너로 미국 대신 중국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위해 페루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PEC 회의 일정과 별개로 페루의 '메가포트' 창카이항 개항식에 참석한다. 창카이항은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 자금 36억달러(약 5조원)를 지원받아 건설된 항구다.

미국 윌리엄앤메리대학의 연구기관인 에이드데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페루 창카이항, 에콰도르의 수력발전 댐 등을 포함해 중남미서의 중국 프로젝트 규모가 총 2861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의 아프리카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맞먹는 수준이다. 에이드데이터는 "(아프리카에서의 중국 프로젝트보다) 대출 모델이 완화되면서 중남미 지역의 반발도 덜하다"고 분석했다.

멕시코와 콜롬비아도 중국과 국가 단위의 협약을 맺지 않고 있을 뿐 개별 도시 차원의 중국 의존도가 가속화하고 있다. 보고타와 멕시코시티의 지하철 노선 공사에 중국 자본이 투입되면서다. 인프라 프로젝트 외에도 중국은 중남미 국가들의 '큰손'이다. 아르헨티나 리튬, 베네수엘라 원유, 브라질산 철광석과 콩 등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시 주석이 이번 중남미 순방을 계기로 이 지역에서 미국을 경제적으로 소외시키려는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는 내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도 참석한다. WSJ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바이든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됐다"며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보다 중남미를 더 많이 방문한 정상"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아메리카 프로그램의 책임자 라이언 버그는 "중남미는 미국 기업들이 원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데도 (미국은) 답답할 정도로 무관심하다"며 "이제 라틴아메리카를 미국의 '뒷마당'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원하지만, 미국 정치권이 중남미 지역은 부차적인 순위로 다룬다는 지적이다.

반면 베이징의 외교관들과 기업 임원들은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중남미 국가와 지방정부까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런던정경대학교의 중국 영향 연구 부서장 알바로 멘데즈는 "중국 당국은 미국 주도의 전후 질서를 식민주의의 구시대적 유물로 치부하며 중남미에 접근한다"며 "남반구 국가들은 이러한 관심과 인정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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