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끝나면 엄마가 스마트폰 새 걸로 바꿔준다고 했어요."
"공부할 때 방해될까봐 공신폰(공부의 신 휴대폰)을 썼는데 수능 끝나면 (부모님께) 바꿔달라고 할 거에요."
올해 수능(14일)을 앞둔 지난 주말 서울 시내 한 스터디카페 앞에서 만난 고3 수험생들은 수능 이후 받고 싶은 선물을 묻자 한 목소리로 최신 스마트폰을 꼽았다.
15일 스마트폰 제조사·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수능 이후부터 대학 입학 전까지는 통상 스마트폰 수요가 살아나는 '대목'으로 꼽힌다.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 중심으로 최신 스마트폰 기종을 선물하는 수요가 증가해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최근엔 예전만큼 선물용 수요가 높지 않지만 여전히 인기 있는 선물 중 하나다.
KT가 지난해 10월1일부터 11월2일까지 각종 커뮤니티·블로그·카페·트위터(현 X)·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네이버지식인 등에서 언급된 '수능 끝나고 받고 싶은 선물' 관련 키워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자기기 언급량이 패션·브랜드를 압도했다.
수험생들의 주목도가 높은 브랜드는 역시 애플 아이폰이다. 1020세대 사이에선 아이폰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18~19세를 포함한 20대 응답자의 64%는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갤럭시 사용자는 34%에 그쳤다. 또한 이들 세대의 60%는 다음 스마트폰도 아이폰을 구매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아이폰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KT의 앞선 같은 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희망 선물 언급량이 가장 많은 제품으로는 아이폰이 꼽혔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애플 제품 관련 키워드도 강세를 보였다. 뒤이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가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띄는 갤럭시 기종은 Z 플립 시리즈다. 접으면 크기가 작아지는 Z 플립 시리즈는 1030세대 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갤럭시 Z플립5·6 사용후기나 상품평을 보면 "다양한 폰꾸(폰 꾸미기)가 가능해서 좋다", "바 형태의 스마트폰은 주머니가 얕은 여자 바지에 넣기 불편한데 플립은 쏙 들어가서 편리하다"는 등의 호평이 적지 않다.
통신업계는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아이폰 공시지원금을 약 2배 올린 상황. SK텔레콤과 KT는 지난 9월만 해도 아이폰16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각각 최대 26만원, 24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수능 이후 스마트폰 교체 시기에 맞춰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45만원까지 올렸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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