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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특혜' 눈초리 받는 희림…"尹정부서 되레 손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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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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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건설사업관리(CM) 1위인 코스닥 상장사 희림건축사무소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줄곧 '특혜의혹' 눈초리를 받아온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의 전시회 후원 이력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으며 관(官)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수주하거나 대통령 순방에 동행할 때 때마다 이런저런 뒷말을 들어야 했다.

    그런 희림의 정영균 대표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자처해 "특혜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3일 서울 상일동 본사에서 한경닷컴과 만나 “회사와 코바나콘텐츠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과거 후원을 계기로 어떠한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희림은 2015년과 2016년 코바나콘텐츠가 기획한 마크 로스코 전, 르 코르뷔지에 전을 후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 반 내내 '회사의 성장이 윤석열 정부로부터의 특혜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일각에는 희림이 2018년 열린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도 후원했다고 알려졌지만, 정 대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바나콘텐츠가 기획한 전시회 후원은 2018년 사망한 고(故) 황의표 CM부문 대표가 주도했고,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은 황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후원했다”며 “현재는 회사 안에 김 여사와 연락하거나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 집무실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설계·감리를 맡은 데 대해 정 대표는 "특혜를 받은 게 아니라 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계비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정 대표에 따르면 처음 산정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예산안에서 설계비는 9억4000만원이었지만, 희림과 행정안전부 청사관리본부가 맺은 계약 금액은 7억3600만원이다. 대통령실 이전 예산이 확대됐지만, 설계비는 오히려 깎였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과 같은 고도의) 보안시설 설계용역은 보통 10개월 이상 소요되지만, 집무실 입주시기에 맞춰 설계와 동시에 공사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고난도의 업무를 2개월 이내에 수행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 42명이 밤낮없이 주말도 반납하고 일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설계 업체로 선정된 과정에 대해 정 대표는 "대통령실이 아닌 청사관리본부로부터 급하게 '국가보안시설의 설계 용역을 2개월 안에 수행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공공설계 수행 실적을 바탕으로 요청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림은 용산 대통령실 인근 합동참모본부 신청사 설계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런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 리모델링 설계 적임자로 꼽혔을 것이라는 게 정 대표의 추측이다.

    정 대표는 "희림은 공공기관 청사와 보안시설 설계 분야에서 특히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회관, 세종시 청사, 한국은행 별관 증축 및 신축 보안시설 등을 설계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시설 수주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희림이 사우디 설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희림의 공공 수주 역시 특혜가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의 결과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희림은 지난 55년간 특정 정권과 무관하게 꾸준히 국가의 일을 해왔다”며 “현 정부 들어서 갑자기 계약이 늘어난 게 아니다. 문재인 정부 기간의 공공 수주 금액은 2338억원이고, 윤석열 정부 들어선 이후 현재까지 2년 반 동안의 수주금액은 161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 시설 관련 수주 금액이 대폭 늘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희림의 군 시설 관련 수주 점유율은 현 정부에서 1.3%, 전 정부에서 1.9%로 큰 차이가 없다”며 “점유율 순위로는 10위권 중반”이라고 해명했다.

    정 대표가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기업인으로 세 차례 선정된 데 대해서도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때도 정 대표는 7번이나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기업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정 대표는 "희림이 정부로부터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건 되레 문재인 정부 시절"이라고 자평했다. 희림이 제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수주 실적인 베트남 롱탄공항 설계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막판 쐐기를 박는 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외교적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수주전에서 희림이 1등을 차지했지만, 각국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결과 발표가 1년 정도 지연되고 있었다"며 "당시 민관 합동 인프라 협력단 단장을 맡고 있던 김현미 장관의 지원으로 수주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희림은 국내 기업 중 공항 설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설계 프로젝트를 수주한 컨소시엄에 참여했고, 제2터미널은 모든 단계의 설계와 감리를 맡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천공항은 글로벌 공항 경쟁력 순위에서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 현재 희림은 공항 건물뿐 아니라 수화물 처리 시스템 등 내부 기능을 설계하는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은 폭파된 개성공단남북연락사무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가 진행된 강릉 아이스아레나, 코엑스몰 등 정치·경제적 의미가 있는 건축물을 다수 설계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테마주로 엮이는 경우가 많다. 코바나콘텐츠 전시회 후원 이력으로 2021년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테마주'로 묶이기 전부터 '남북 경협 테마주'로 자주 오르내렸고,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에 포함돼 지난 12일 주식시장에서 25.48%나 급등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윤석열 테마주로서 주가가 급등락한 2021년 6월과 2022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테마'로 묶인 2022년 11월 세 차례에 걸쳐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 중 131만4050주를 매도했다. 이를 통해 약 52억9000만원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정 대표는 1994년 희림에 관리자(부장)급 직원으로 입사해 임원을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2006년 회사 주식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정 대표는 주식 매도에 대해 "회사가 신사업을 벌일 때 리스크를 나눠서 지는 차원에서 개인 자격으로 투자할 재원 마련을 위해 주가가 올랐을 때 팔아서 현금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희림은 현재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건축 모듈로 빠른 시간 안에 건축물을 짓는 모듈러주택 사업과 1인가구에 특화된 가구를 판매하는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회사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향후에도 추가로 매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희림은 상장 이후 꾸준히 배당을 이어왔다"며 "향후에도 회사가 성장한 과실을 주주들과 나눠 주주친화적인 모습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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