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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증채무, 2년 뒤 30조원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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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기업 등에 보증을 서면서 발생한 국가보증채무가 내년부터 큰 폭으로 늘어나 2026년엔 3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국가보증채무는 당장은 국가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주채무자가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정부가 떠안아야 하는 빚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중 패권 전쟁이 격화할 경우에 대비해 국가보증채무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10조5000억원이던 국가보증채무 잔액은 올해 15조8000억원, 내년 26조5000억원 등으로 불어난다. 공급망 안정을 위해 조성한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 보증 규모가 올해 5조원에서 내년 15조원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이 관리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은 민간 기업의 수입처 다변화 및 대체기술 개발, 핵심 자원 확보 등 공급망 확보를 목적으로 조성됐다. 기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채권 원리금 상환을 국가가 지급 보증한다.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 발행이 늘어나면서 국가보증채무는 2028년엔 38조5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66.5%에 달한다.

국가보증채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 등이 조성되면서 2001년엔 106조원까지 불어났다.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했다. 국가보증채무는 이후 부실채권정리기금채권 등이 상환되면서 감소 추세를 그렸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잔액이 10조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올해 기준으로 정부가 보증을 서 준 국가보증채무는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과 한국장학재단채권, 기간산업안정화기금 등이다. 한국장학재단채권은 장학금 대출·보증을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기간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기간산업안정화기금은 내년에 운영이 종료된다.

기재부는 국가보증채무 잔액은 늘어나지만, 손실 미확정 채무여서 당장은 국가채무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미국 중심의 경제·통상 정책이 강화되면서 공급망안정화기금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은 언제든 국가채무로 전환돼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채권의 발행 규모, 대출 상환 등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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