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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풍선효과'…새마을금고만 1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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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꺾였던 가계부채 증가폭이 지난달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 시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면서 나타난 ‘풍선 효과’로 인해 2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2조7000억원가량 폭증하면서다. 특히 새마을금고에서만 지난달 가계대출이 1조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담대뿐만 아니라 ‘급전 대출’로 꼽히는 보험계약대출, 카드론까지 증가하면서 서민들이 경기 불황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지 11월 2일자 A1, 8면 참조
새마을금고발 대출 폭증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6000억원가량 늘었다. 5조3000억원 정도 늘었던 9월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증가세를 이끈 것은 주담대(5조5000억원)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은행권과 2금융권 모두 증가폭이 커져 총 1조1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만 2조7000억원 폭증했다. 3000억원가량 줄어들었던 9월과 대비된다. 3조원 늘었던 2021년 11월 후 2년11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을 세게 조이면서 풍선 효과가 발생한 여파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폭(1조원)이 눈에 띄게 커졌다. 부실채권 상각 효과 등을 제외하면 지난달 상호금융권 주담대 증가폭은 1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1조1141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시중은행이 대출을 조인 틈을 타 새마을금고가 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결과다. 새마을금고는 금리가 낮고, 대출 기간이 40년으로 은행(30년 만기)보다 길다는 점을 내세워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등에서 수요를 빨아들였다.
‘불황형 대출’도 증가
가계 빚 풍선 효과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금융당국은 이날 5대 은행과 지방은행,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 관계자들과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했다. 당국은 그간 은행권에서만 제출받아 온 연초 경영 계획상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2금융권에도 요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뿐만 아니라 올해 남은 기간(11~12월) 중 가계대출 관리 방안도 제출하라고 2금융권에 요구했다.

당국의 ‘경고장’을 받은 새마을금고는 이날 잔금대출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다른 은행들처럼 30년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회사가 취급하던 집단대출 대환도 당분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집단대출에서 원금이 아닌, 이자만 내도 되는 거치 기간도 한시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집단대출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도 줄줄이 인상했다. 둔촌주공 집단대출 취급을 준비 중인 서울의 한 금고는 최근 대출금리를 최저 연 4.35%에서 연 4.55%로 0.2%포인트 높였다.

다만 금융당국은 ‘불황형 대출’은 과도하게 줄이지 말라고 금융권에 당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여신전문금융사의 대출잔액은 9000억원 증가했다. 보험(5000억원), 저축은행(4000억원)의 대출 증가폭도 만만치 않았다. 여전사는 카드론, 보험은 보험계약대출, 저축은행은 신용대출 위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보험계약대출, 저축은행 신용대출은 서민층의 ‘급전 통로’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카드론, 보험계약대출 등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영향”이라며 “불황형 대출 증가세는 서민 경기가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한종/서형교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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