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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쇼핑몰들은 왜…'올·다·무' 모시기에 열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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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다무’라는 말이 요즘 유통업계에서 유행어처럼 통한다고 한다.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의 줄임말이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은 최근 백화점, 복합쇼핑몰을 새로 열 때마다 이 세 브랜드를 모시기 위해 공을 들인다. 올다무가 손님을 많이 끌어들여 다른 매장까지 활성화하는 ‘키 테넌트’(핵심 점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올다무 외에도 외부효과는 우리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
주택가 편의점의 또 다른 역할
외부효과란 한 개인이나 기업의 행위가 제3자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대가나 비용은 지급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외부효과엔 긍정적 외부효과와 부정적 외부효과가 있다.

올다무가 주변 상권을 살리는 것은 제3자에게 이득을 주는 긍정적 외부효과의 사례다. 주택가 골목의 편의점이 24시간 영업하면서 심야 시간 주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것도 긍정적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과수원과 양봉업자의 사례가 자주 나온다. 양봉업자의 벌이 사과나무의 수분을 도우면 사과 생산이 증가하고, 벌은 과수원에 핀 꽃에서 꿀을 채취할 수 있다.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은 부정적 외부효과의 전형적 사례다. 공장 활동으로 인해 제3자가 피해를 보지만, 많은 경우 그에 대한 비용은 지급하지 않는다.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주변 주민들이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그 또한 부정적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 외부효과는 종종 사회적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된다. 때로는 국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국으로 날아와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외부효과와 시장 실패
외부효과는 시장이 효율적 자원 배분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 원리만 따를 경우 부정적 외부효과를 일으키는 재화와 서비스는 지나치게 많이 생산될 수 있고, 긍정적 외부효과를 일으키는 재화와 서비스는 필요한 수준보다 적게 생산될 수 있다.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화학 제품 공장을 생각해 보자. 이 경우 업체가 치르는 사적 비용보다 사회 전체가 치르는 비용이 크다. <그림1>에서 S1은 업체의 사적 비용만을 감안한 공급곡선, S2는 사회적 비용까지 반영한 공급곡선이다. 여기서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한 화학 제품의 최적 생산량은 Q2이고, 이 지점에서 경제적 후생이 극대화된다. 만약 화학 제품 생산을 시장에 맡겨두면 생산량은 Q1이 되고, 오염 물질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화학 제품 생산으로 얻는 편익을 앞지른다.

이와 반대로 긍정적 외부효과를 일으키는 재화와 서비스는 개인이 얻는 편익보다 사회 전체가 누리는 편익이 크다. 교육의 사적 편익과 사회적 편익을 생각해 보자. <그림2>의 D1은 개인 편익만 고려한 교육의 수요곡선, D2는 사회가 얻는 편익까지 반영한 교육의 수요곡선이다. 시장 원리를 전적으로 따른다면 교육은 사회적 최적 생산량보다 적게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름값의 절반이 세금인 이유
외부효과로 인한 시장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한다. 우선 정부는 직접적인 규제를 통해 외부효과가 낳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다.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에 벌금을 매기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를 처벌하는 것이다.

규제보다 시장 친화적인 개입 방식은 세금과 보조금이다. 부정적 외부효과를 낳는 행동은 세금을 부과해 억제하고, 긍정적 외부효과를 낳는 행동은 보조금을 지급해 촉진한다. 휘발유 가격의 절반 정도는 세금이다. 휘발유 소비를 억제해 대기 오염과 교통 혼잡을 줄일 목적으로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처럼 부정적 외부효과를 줄이기 위한 세금을 교정적 조세라고 한다. 이런 종류의 세금을 처음 제안한 경제학자 아서 피구의 이름을 따 ‘피구세’라고도 한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급한 반도체 보조금은 5502억달러로 10년 전보다 10배로 늘었다고 한다. 반도체 보조금처럼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신기술 개발에 보조금과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도 기술 개발이 나라 전체에 긍정적 외부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유승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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