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갤럭시S24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차지했음에도 훨씬 늦게 AI 폰을 출시한 애플에 밀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이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조만간 공개될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아이폰15 시리즈와 아이폰16 시리즈 전 모델에 확대하면서 생성형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최다 판매 스마트폰 1~3위는 아이폰15, 아이폰15 프로 맥스, 아이폰15 프로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기능을 주요 플래그십 모델에만 지원하고 있는데, 글로벌 판매량이 많은 제품들이 주로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여서 결과적으로 아이폰에 밀리게 됐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4~7위를 갤럭시A 시리즈가 이름을 올렸고, 갤럭시S24는 10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총 20% 미만 점유율로 2위에 머무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최초의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했다. 삼성은 이후 1차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23 시리즈, 갤럭시S23 FE, 갤럭시Z 폴드5, 갤럭시Z 플립5, 갤럭시탭 S9 시리즈 등에 AI 기능을 적용했다. 이어 올해 3월 갤럭시S22 시리즈, 갤럭시Z 폴드4, 갤럭시Z 플립4, 갤럭시탭 S8 시리즈까지 AI 기능 지원 모델을 확대했다.
사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자사의 첫 AI 폰을 내놓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가 우세한 모양새였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반면, 애플은 첫 AI 폰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애플 AI 인텔리전스 기능을 탑재하지 못해 "설익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이 지난달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포함된 iOS 18.1을 배포하면서 판세가 달라진 셈이다. 애플 인텔리전스 첫 공개 후 약 4개월 만에 공식 출시된 이 기능의 한국어 버전은 내년 4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폰을 포함한 아이패드 OS 18.1, 맥OS 세쿼이아 15.1 등에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생성형 AI 스마트폰은 2028년까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 전체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54%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