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서류의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일은 지루하다. 꽤나 단순노동인데, 그렇다고 생략할 수는 없다. 그런 걸 대신 해주는 기술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올거나이즈의 이창수 대표가 제시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은 단순 검색의 수준을 넘어 내용 분석 및 초기 보고서 정리까지 해결해준다. 물론, 이미 존재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는 많다. 올거나이즈는 생성형 AI를 통해 이 서비스를 한단계 끌어 올렸다고 하면 되겠다.
경쟁사를 보면 이해가 쉽다. 국내 경쟁사로는 자연어처리 분야의 솔트룩스가 있으며, 미국에는 코파일럿(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가 있다. 일본에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파크샤 등이 있겠다. 올거나이즈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고객은 대부분 금융과 정부 기관이다.
올거나이즈는 일본과 미국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지만, 개발센터는 한국에서 운영한다. 미국 이민 창업자가 한국에 개발센터를 두는 것은 일종의 업계 표준 같은 일이다. 한국에서 개발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생산성 면에서 월등하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 엔지니어들이 그렇게 뛰어나다.
올거나이즈가 외국의 기업을 상대로 조직 정보화 사업을 한다는 것은 두 가지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첫째로 외국시장의 폐쇄성이다. 올거나이즈 재팬의 경우 공동창업자를 비롯해 대부분 직원이 일본인이라는 점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 둘째, 내부의 중요 데이터 및 문서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 외부 기업에 아웃소싱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보안이나 데이터 관리 문제에 대해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거나이즈의 경우 이 문제를 네트워킹으로 해결했다.
삼국 체제는 리스크 분산에도 유용하다. 영업 성과의 차이를 분산해서 한 나라에서의 손해가 타국에서의 성장으로 만회되기 때문이다.
한미일 삼국 기업 올거나이즈는 그러면 모든 것이 이상적일까. 그렇지 않다.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조직 내 소통의 문제는 있다. 언어 시차 문화의 장벽을 완화할 인력도 따로 채용해야 하는데 흔하지 않은 인력이다. 삼국의 고객 만족도도 각기 다르다.
고객의 국가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올거나이즈의 성공은 고객별로 다른 서비스 피처링을 맞춤 제공을 해야 하면서 동시에 커스터마이징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억제해야 하는 균형 잡기에 달려 있다. 그래서 올거나이즈의 미래는 궁극적인 커스터마이징을 구현하는 미국의 팔란티어다. AI라는 코어를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분야에 적용을 가능케 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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