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아 기대를 모았던 셀트리온의 짐펜트라(피하주사 제형의 인플릭시맙)의 3분기 매출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유럽에서의 매출이 이를 만회했다. 증권가에선 유럽에서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국에서의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819억원, 영업이익 207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4% 줄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5%가량 적었다. ‘쇼크’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짐펜트라의 매출이 64억원에 그쳤다. 짐펜트라는 램시마SC(피하주사)의 미국 판매명이다. 바이오베터(개량신약)로 허가받은 다른 지역과 달리 미국에서는 신약의 허가 절차를 거쳐 출시했기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미국 시장은 신약이 손쉽게 진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약 시장 중 가장 크고 복잡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입한 플레이어로서 마케팅 역량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가이던스 달성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2만원으로 내렸다. DS투자증권도 이번 실적 리뷰(분석)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6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다만 시간의 문제이지 짐펜트라가 미국 시장이 안착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제기되지 않았다. 같은 약인 램시마SC가 유럽에서는 잘 팔리고 있어서다. 짐펜트라의 실적이 예상을 크게 밑돌았는데도 셀트리온이 나쁘지 않은 전사 실적을 내놓을 수 있었던 건 유럽에서 램시마SC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준 덕이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EU5(유럽연합 주요 5개국) 기준 램시마IV(정맥주사)와 램시마SC의 합산 점유율은 76%로 우수한 매출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다”며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24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고, 베그젤마(베바시주맙)도 공급 안정성이 부각돼 매력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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