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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화재 진화…포스코 "철강 생산 이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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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경북 포항제철소 제3파이넥스 설비에서 10일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20분께 시작된 화재는 5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포스코는 “기존 2~4고로(용광로)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철강 생산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파이넥스 용융로 하부에 있는 풍구 주변의 냉각설비에서 과열이 발생해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용융로는 고체(철광석 등)를 액체(쇳물)로 녹이는 설비로, 풍구를 통해 산소를 주입한다. 2013년 포항제철소 1파이넥스에서 발생한 화재도 용융로 파손이 원인이었다. 포스코와 소방청 등은 조만간 공장 내부를 살펴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1조3000억원을 들여 지은 3파이넥스에서 생산할 수 있는 쇳물 규모는 연 200만t이다. 포스코의 국내 생산 가능 규모(연 3800만t)의 5.26%다. 포스코가 개발한 파이넥스는 원료를 처리할 때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이용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고로보다 생산 원가를 15% 줄이고 황산화물 등 유해가스를 최대 99% 감축할 수 있다.

포스코는 3파이넥스가 멈춘 대신 포항제철소 내 2고로(연 213만t), 3고로(연 488만t), 4고로(연 530만t), 2파이넥스(연 150만t) 등에서 쇳물을 나눠 생산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각 설비가 100% 가동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전체 조업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 시황 부진으로 반제품(슬래브) 재고가 충분한 데다 전남 광양제철소 설비도 이용할 수 있어 철강재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파이넥스보다 고로에서 쇳물 생산량을 늘리면 포스코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2022년 태풍 힌남노에 따른 침수로 100일간 가동을 멈췄고, 그해 매출이 2조400억원가량 줄었다. 이번 화재는 당시와 달리 공장 한 곳에서만 화재가 발생했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설비 전체가 아니라 풍구 인근 케이블을 중심으로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설비 교체 및 점검을 거쳐 재가동하는 데 1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날 화재로 공장 1000㎡ 규모가 소실되고 집기 등이 파손돼 27억2188만원가량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포항제철소에선 지난해 12월 2고로 인근에 화재가 발생해 전체 공장 가동을 하루 중단하는 등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철강은 자동차, 조선 등 국가 핵심 산업의 기초 소재인 만큼 재해와 사고를 예방하고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규/포항=하인식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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