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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약' 강남서 불티나게 팔리는데…은밀한 이유 '깜짝'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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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수능을 앞두고 강남구 등 유명 학군지 학생들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ADHD 치료제가 '집중 잘되는 약'으로 소문나면서다. 이에 의료진은 ADHD약이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높이는 것은 맞지만, ADHD 환자가 아닌데 약물을 과복용할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일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ADHD 치료제 처방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얀센의 '콘서타' 처방 건수는 서울 25개 구에서 강남구(6만6227건), 송파구(4만5104건), 서초구(4만4873건) 순으로 많았다. 강남 3구는 5년 연속으로 콘서타 최다 처방 지역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콘서타 처방 건수를 병원별로 따로 집계해봐도 올해 8월 기준으로 상위 30개 병원 중 12곳이 강남 3구에 위치한 병원이었다.

콘서타는 ADHD 치료에 쓰이는 중추신경자극제다. '페니드정'과 '메디키넷'도 같은 효과를 발휘하지만 콘서타가 12시간의 지속 시간을 보여 가장 강력한 약물로 여겨진다.

의료진에 따르면 ADHD 치료제가 집중력을 높이는 건 사실이다. ADHD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방해받을 정도로 산만하고 충동성이 높아, 이러한 증상을 잠재워야 하기 때문이다.

집중력을 강화하는 효과 탓에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콘서타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입소문 났다. '강남 8학군'과 학원가 등이 위치한 학군지 중심으로 유독 이 약물의 처방이 두드러진 이유다.

ADHD 치료제를 본래 치료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가 강남 3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늘고 있다고 한 의원은 지적했다. 전국적으로도 콘서타 처방 건수가 2019년 36만3763건에서 2023년 120만1701건으로 5년 새 3배 이상 폭증했기 때문이다.

조서은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12세 미만의 환자에게 과잉행동, 충동성 등이 6개월 이상 나타나 일상에 불편을 겪을 때 검사를 통해 진단받는 질환"이라면서 "ADHD 치료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식욕 부진, 복통, 두통, 불면증, 불안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자극에 과민해지거나 맥박과 혈압을 올릴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조 교수는 "여러 검사와 진료를 통해 ADHD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치료제마다 부작용이 제각각이라 소용량으로 치료를 시도해보고 환자에게 맞는 약을 찾아간다. 처방이 까다로운 약"이라면서 "의존성도 있어 실제 환자들에게도 2~4년으로 짧게 복용시키는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세의 어린 환자가 공부와 다이어트 목적으로 ADHD 치료제를 처방받아서 과복용 후 이상 증세를 보여 급히 응급실로 내원한 경우도 봤다"면서 "ADHD 증상이 없는데 섭취할 이유는 전혀 없는 약물"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한 의원은 "모든 약물 오남용이 위험하지만 특히 의료용 마약류에 해당하는 ADHD 치료제를 오남용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며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 청소년들이 불법 마약류를 접하지 않도록 신속한 관련 정보 차단을 위해 범부처의 협력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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