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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이혼소송 '운명의 날'…'1.4조 현금 지급' 대법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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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는다.

재계·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이 1조3808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분할이 걸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 심리를 계속할지 여부를 8일 결정한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가 심리 중인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의 심리불속행 기각 기한은 이날 밤 12시까지다.

심리불속행 기각이란 소송 당사자가 낸 상고가 법으로 정한 여섯 가지 상고 제기 요건(헌법·법률의 부당한 해석, 기존 판례와 다른 해석, 새로운 판례 변경의 필요성 등)에 해당하지 않으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기각하는 판결이다. 이 경우 2심 판결이 확정된다.

이날 기각하지 않으면 대법원은 본격적인 심리를 거쳐 추후 정식 선고 기일에 판결하게 된다.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심리가 진행될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옛 대한텔레콤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유 재산'으로 볼 것인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된 사실인정 문제, 2심 법원이 SK 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판결문에 잘못 적었다가 사후 경정(정정)한 것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쟁점이다.





앞서 지난 5월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는 양측 합계 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보고 그중 35%인 1조3808억원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분할해주라고 판결했다. 20억원 위자료 지급도 명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했다.

재산 분할액으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던 1심보다 20배 넘는 액수가 나온 결정적 이유는 노 관장 측이 주장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 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2심은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가 남긴 '선경 300억'이라는 '비자금 약속어음' 메모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2심에서 돌출한 메모의 신빙성과 관련해 "비자금 유입은 어떠한 실체도 없고 사실로 입증된 바도 없다"며 반박했다.

최 회장은 판결문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며 상고했다. 법리 오류에 더해 재산분할 대상의 과도한 포함과 1심 대비 위자료 20배에 이르는 징벌적 판결도 문제 삼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종현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며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판결문을 수정했다. 그러면서도 재산분할 비율을 65 대 35로 정한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며 판결 주문은 유지했다.

통상 이혼소송의 심리불속행 기각률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지난해 이혼소송을 파기환송한 경우는 2% 미만이었다. 일각에선 이를 고려하면 2심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이 이날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리면 최 회장은 재산분할액을 현금으로 마련해야한다.

다만 1조원이 넘는 재산분할액과 판결에 따른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할 때 대법원이 본안 심리에 착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법원이 이혼 본안 사건 심리를 하게 되면 상고심 결론은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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