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가 참여한 상생협의체가 넉 달간 상생 방안을 논의했지만 핵심 쟁점인 중개수수료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입점업체, 배달플랫폼, 공익위원이 각각 제시한 수수료율 격차가 커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정희 상생협의체 공익위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상생협의체 제11차 회의 결과 “수수료 문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오는 11일까지 배민과 쿠팡이츠에 중재 원칙에 가까운 상생안을 새로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익위원들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 ‘중재원칙’이란 조건을 제시했으나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재원칙은 △중개수수료율 평균 6.8% 이하 △매출 하위 20%에 수수료율 2% 적용 △최고 수수료율 9.8% 미만 △배달비 1900~2900원 유지 △‘무료 배달’ 홍보 중단 등이다.
배민은 수수료를 일부 낮추는 대신 배달비를 올리겠다고 한 것이, 쿠팡이츠는 수수료를 덜 낮춘 것이 합의에 이르지 못 한 결정적 이유였다. 공익위원들은 수수료 인하가 배달비나 광고비 등 다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달플랫폼의 상생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달플랫폼이 제시한 구체적인 상생안도 공개됐다. 배민은 거래액 기준으로 입점업체를 세 구간으로 나눠 수수료를 2~7.8%로 낮추는 차등 수수료 방안을 제시했다.
쿠팡이츠는 여섯 구간으로 나누고 최고 수수료율을 9.5%로 제시했다. 배달비는 기존 1900~2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상하고, 거래액 상위 50%는 할증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겠다고도 했다.
상생협의체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수수료 상한제, 우대수수료 등의 입법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합의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수수료 상한제를 담은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입법 등 추가적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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