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이 상장하면 원금의 세 배에서 다섯 배까지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속여 580명에게 208억원을 가로챈 투자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총책 A씨 등 투자사기 조직원 103명을 검거해 이 중 11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유령법인을 설립해 카카오톡 등 비대면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자를 모아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브로커를 통해 값싸게 구매한 비상장주식을 쪼개 파는 수법을 썼다. 카카오톡을 통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반도체기업, 임상 완료를 코앞에 둔 바이오기업이라고 홍보했다. ‘수소 이온수 관련 설비를 확충했다, 대기업과 신소재 사업 관련 공동 사업을 검토 중이다’ 등의 허위 정보로 투자자를 현혹했다.
구속된 총책 A씨는 인천 본사를 관리하면서 서울 강남, 송파, 장한평 등 총 11개 지사를 두고 점조직 형태로 조직을 관리했다. 조직원들이 텔레그램으로만 연락하도록 했고, 가명을 썼기에 서로 신원을 몰랐다.
이들은 텔레마케팅용 대본을 공유하고 피해자에겐 주식을 먼저 보내준 뒤 대금을 나중에 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신뢰를 얻었다. 주식 대금은 자금세탁업체를 통해 현금화한 뒤 분배했다.경찰은 일당이 취득한 부동산, 차량, 예금채권 등 총 39억원 상당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했다. 하지만 아직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 피해자는 6700명, 피해액은 14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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