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
암 경험자가 자주 듣는 말이다. 어디 가든, 누굴 만나든 걱정 어린 시선을 받는다.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하고 싶은 암 경험자를 오히려 괴롭게 만든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는 30대 중반에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저자의 경험을 담았다. 치료 후 일상에 복귀한 암 경험자가 누려야 할 존엄과 자유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전한다.
암 환자 혹은 경험자는 걱정의 이름으로 포장된 강요와 통제의 대상이 된다. 술, 담배는 물론이고 격한 운동과 스트레스도 금기시된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몸만 생각하라는 게 그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조언은 지나치게 통제적이다. 종종 서로 어긋나기도 한다.
사회가 규정한 환자 역할에서 벗어나려는 저자의 시도는 ‘자기 마음대로’ 아플 수 있단 가능성을 보여준다. 저자는 가족의 맹목적인 사랑에 의존하는 대신 가까운 이웃의 돌봄을 받는다. 절대 안정이란 통제에 순응하는 대신 맥주 한잔의 자유를 누린다. 내 몸만 생각하는 대신 사회를, 이웃을 염려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