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띄워준 민주당
민주당은 지난 4년간 트럼프에게 모든 정신적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지금 그들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대선을 앞둔 마지막 몇 주 동안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7개 경합주에서 통계적으로 동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놀라운 결과였고,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가 놓친 게 있던 걸까? 실제로 그렇다. 민주당이 대중의 믿음을 잃었다는 것을 놓쳤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간과한 것은 유권자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경제적 이기주의’를 드러냈다.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를 두고 해리스를 비난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했더라도 결과는 똑같았을 것이다. 바이든 임기 동안 두 가지 실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뉴스를 지배한 트럼프의 기소, 즉 ‘트럼프에 대한 무료 홍보’였다. 이와 함께 대중의 호응을 이끌지 못한 바이든 경제 정책의 실패도 있다. 바이든 정부는 국내 프로젝트에 수조달러를 지출하고도 왜 정치적으로 실패했는지 궁금해할 자격이 있다. 해리스는 바이든의 대규모 지출을 대부분 무시하고 식료품 가격 통제와 주택 구입, 육아에 대한 유인물로만 자신의 정책을 대체했다.
2020년 민주당은 바이든에게 당을 맡겼고, 바이드노믹스는 민주당의 ‘마지막 승리’가 됐다. 2021년 바이든의 핵심 정책은 수조달러 규모의 미국 구조 계획이었다. 이 대규모 법안은 정치적으론 바이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가계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임금 상승을 약화시켰다. 이번 선거에서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 젊은 백인 남성의 지지율 하락이 이를 보여준다. 2017년 트럼프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한 게 억만장자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할까. 해리스와 동맹 네트워크인 실리콘밸리의 진보적 억만장자, 유명 인사 등은 유권자들이 ‘트럼프’라는 악몽을 보길 원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소수의 유권자 이익을 보호하는 사람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런 자긍심은 이제 재고해야 한다. 민주당 유권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경제적 기회’다. 기업은 국민의 적이 아니다.
실패한 바이드노믹스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 이탈 움직임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는 뉴저지에서 46.5%의 득표율을 얻었다.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1975년 베트남에서 난민으로 미국에 와서 미군에 복무한 공화당 후보 헝 카오가 현직 상원의원 팀 케인을 상대로 46%를 얻었다. 뉴욕시 퀸스에선 트럼프가 38%를 득표했다.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에는 큰 기회가 찾아왔다. 역사적인 패배를 당한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그것을 인정한다면 말이다.원제 ‘How the Democrats Lost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