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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다퉈 "당선 축하"…트럼프 눈치 보기 나선 빅테크 수장들 [송영찬의 실밸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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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확정되며 미국 빅테크 업계가 규제 완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빅테크를 향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독점 정책이 일부 철회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던 빅테크 수장들은 앞다퉈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눈치 보기에 나섰다.
빅테크, FTC '대수술' 기대감
6일(현지시간) 미국 대형로펌 맥더못의 존 더브로우 파트너 변호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가 내놓은 인수합병(M&A) 가이드라인은 M&A에 매우 적대적이었다”며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폐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FTC는 지난해 7월 M&A가 시장집중도를 높이거나 잠재적 경쟁 기업의 진입을 저지할 경우 위법으로 판단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기업 간 합병의 위법 여부를 시장 구조 변화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가이드라인과 함께 주목받는 건 ‘빅테크의 저승사자’라 불린 리나 칸 FTC 위원장의 거취다. 칸 위원장의 주도하에 반독점 소송에 줄줄이 걸려있는 구글·애플·메타·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칸 위원장보다 빅테크에 유화적인 후임자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 지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칸 위원장에 대해 “곧 해고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FTC 위원장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상원 과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빅테크의 반독점 소송과 관련된 법무부와 FTC 인사들을 대거 교체할 가능성은 크다. 윌리엄 코바치치 FTC 전 위원장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는 법무부의 구제 조치 단계를 확실히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며 “트럼프가 원한다면 빅테크 반독점 소송의 진로를 바꿀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는 빅테크 대상 반독점 전쟁을 일으킨 모든 정부 측 관계자를 제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다만 ‘기업 분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구글의 앞날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선거 유세 중 “회사를 해체하지 않는 것이 더 공정하다”며 구글 해체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지만,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등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인사들이 구글에 매우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NYT는 “구글은 다른 경쟁사들만큼 공화당 상대 로비에도 능숙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빅테크 CEO 앞다퉈 "당선 축하"
눈앞에 닥친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빅테크 수장들은 앞다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눈치 보기에 나섰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우리의 45대 대통령이자 47대 대통령인 트럼프의 놀라운 정치적 복귀와 결정적인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미국을 잘 이끌고 단합시키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아마존의 납세 기록 등을 두고 “트럼프를 우주로 보내자”고 하는 등 강하게 부딪혀왔다. 하지만 이번엔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을 막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화 메시지를 보내왔다.

마찬가지로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사사건건 정부와 부딪혔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트럼프 당선은 결정적인 승리”라며 치켜세웠다. 또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일할 수 있길 바란다”며 몸을 낮췄다. 저커버그 CEO는 2021년 1월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하는 등 매우 강경한 반(反)트럼프 인사였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팀 쿡 애플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펫 겔싱어 인텔 CEO 등도 앞다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한편 이번 대선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머스크 CEO는 자신의 X 계정에 성조기 앞에 거수경례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올리고 “미국에 다시 아침이 밝았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재정 개혁을 담당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머스크 CEO에게 수장 자리를 맡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 CEO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시 정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왔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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